세종충남대학교병원이 임신 22주 3일 만에 몸무게 400ｇ으로 세상 밖으로 나온 초미숙아 쌍둥이형제를 성공적으로 치료해 국내 의료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23일 세종충남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3월 4일 쌍둥이를 임신 중이던 A씨가 양수가 터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고, 이틀 만에 쌍둥이 형제를 출산했다.
간난 아기들의 몸무게는 각각 400ｇ에 불과해 만삭아의 10분의 1 수준인 초극소 저체중 이른둥이였다. 생존 가능성이 0%라고 해도 무리가 없는 상황이었다.
국제 질병 분류상 생존 주산기(周産期)는 임신 22주부터로 정의되는데, 실제 생존 가능성은 체중 500g 이상일 때부터 의미 있게 나타난다.
쌍둥이 형제는 출생 직후부터 인공호흡기로 간신히 호흡을 유지할 정도로 하루하루가 고비였다.
첫째 아이는 괴사성 장염에 따른 장천공으로 1kg 미만의 체중에서 위험한 수술을 견뎌야 했고, 둘째 아이도 생후 이틀 만에 기흉이 발생해 작은 가슴에 흉관을 삽입하는 시술을 받았다.
이후에도 숱한 위기가 있었으나 부모의 간절한 바람과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쌍둥이는 위기를 극복하고 차츰 회복 조짐을 보였다.
지난 6월에는 병원에서 의료진과 함께 100일 잔치도 했다.
현재 쌍둥이 형제는 출생 당시 체중의 10배인 4㎏을 넘었으며, 우려했던 중증 뇌출혈이나 심각한 신경계 합병증 없이 건강한 상태라고 병원은 전했다.
첫째 아이는 23일 의료진의 박수를 받으면 퇴원했고, 둘째 아이도 퇴원할 준비 중이다.
세종충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인 이병국 신생아중환자실장은 국내에서 4번째로 작은 370g의 초극소 저체중아도 살려낸 실력과 경험을 토대로 지난해에는 23주 이상으로 태어난 미숙아 생존율 100%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병국 신생아중환자실장은 “의료진의 헌신적인 노력과 신생아 중환자실, 소아외과 등 필수 의료 분야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며 "생존을 위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른둥이와 그 가족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지원과 노력이 계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