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엔 우승 교토국제고' 가사에 '야마토'가 등장하는 놀라운 이유 (교가 전문)

2024-08-23 16:42

찬찬히 뜯어보면 예사롭지 않은 교토국제고 교가 가사

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교 학생들이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교토국제고교와 간토다이이치고교 결승전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2-1로 승리를 거두고 한국어 교가를 부르고 있다. / 뉴스1
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교 학생들이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교토국제고교와 간토다이이치고교 결승전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2-1로 승리를 거두고 한국어 교가를 부르고 있다. / 뉴스1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등학교가 23일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이 학교 교가가 누리꾼들 관심을 받는다.

교토국제고는 이날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소재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여름 고시엔 본선 결승전에서 도쿄도 대표 간토다이이치고에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학생 수가 159명에 불과한 교토국제고가 고시엔 우승을 차지하자 일본에서도 기적 같은 일이라는 말이 나온다. 경기장을 찾은 재일동포들은 서로 얼싸안고 눈시울을 붉히며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경기 후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되는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을 공영방송 NHK가 일본 전국에 생중계했다. 고시엔에선 시합이 끝날 때마다 이긴 팀의 교가가 연주되고, NHK는 이긴 팀 선수들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을 방송한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동해 바다 건너서’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가 경기장 울려 퍼지는 모습이 전율적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교토국제고 교가가 화제에 오르며 교가 가사 전문을 검색하는 누리꾼들이 많다. 교가 전문은 다음과 같다.

(1절)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

아침 저녁 몸과 덕 닦는 우리의 정다운 보금자리 한국의 학원

(2절)

서해를 울리도다 자유의 종은 자주의 정신으로 손을 잡고서

자치의 깃발 밑에 모인 우리들 씩씩하고 명랑하다 우리의 학원

(3절)

해바라기 우리의 정신을 삼고 문명계의 새지식 탐구하면서

쉬지않고 험한길 가시밭 넘어 오는날 마련하다 쌓은 이 금당

(4절)

힘차게 일어나라 대한의 자손 새로운 희망길을 나아갈때에

불꽃같이 타는 맘 이국 땅에서 어두움을 밝히는 등불이 되자

가사에 담긴 의미가 심상찮다.

가사에서 ‘야마토’는 일본을 뜻한다. 교가는 당당하게 동해를 지칭하는 걸 넘어 한반도에서 동해를 건너 일본으로 간 사람들이 일본 문화를 발전시켰다고 말한다.

이는 일왕가가 한반도에서 건너간 집단에서 유래했다는 주장, 즉 일본의 중앙 집권체제가 한반도에서 건너온 사람들의 통치에 의해 시작됐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 가사라고 할 수 있다. 한반도에서 건너간 사람들이 일본 문물을 주도했다는 주장에도 힘을 싣는다.

그러고 보면 ‘서해를 울리도다 자유의 종은’이란 구절도 교가가 동해를 지칭하는 것과 맞물려 예사롭지 않다. 일본의 서해가 바로 한국의 동해이기 때문이다.

교토국제고는 교기에 선명하게 무궁화와 태극을 새겼다. 교기부터 교가에 이르기까지 이국땅에서 살지만 정체성만큼은 잃지 말자는 다짐이 녹아 있다.

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교 학생들이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교토국제고교와 간토다이이치고교 결승전에서 그라운드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이날 경기는 교토국제고교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간토다이이치고교 2-1로 꺾고 우승했다. / 뉴스1
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교 학생들이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교토국제고교와 간토다이이치고교 결승전에서 그라운드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이날 경기는 교토국제고교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간토다이이치고교 2-1로 꺾고 우승했다. / 뉴스1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