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차량으로 무면허 운전을 하다 고속도로 위에서 사고를 낸 뒤 거짓말로 모면하려던 10대가 휴대전화와 사고 차량 사이 연결된 블루투스 탓에 덜미를 잡혔다.
22일 전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제5지구대에 따르면 A(18) 군은 지난 21일 오후 10시쯤 광주 북구 임동 한 아파트 도로 앞에서 문이 잠겨있지 않은 주차 차량에 침입했다.
차 안에는 열쇠가 보관돼 있었고 A 군은 그대로 시동을 걸어 운전면허가 없는 상태로 차량을 몰고 달아났다.
이후 A 군은 무안광주고속도로 함평터널 인근을 주행하던 중 빗길에 미끄러져 가드레일에 부딪히자 차량을 버렸다.
A군은 경찰에 "용변이 급해서 고속버스에서 내렸는데 기사가 나를 두고 가버렸다"며 거짓말로 구조를 요청했다.
구조 요청 신고를 마친 A 군은 차량이 주행 중인 고속도로 갓길을 위태롭게 걷기 시작했다. 사고 현장에서 최대한 멀어지기 위함이었다.
A 군이 경찰에 구조를 요청한 것은 22일 오전 0시 40분쯤이었다.
한편, 경찰에는 전날 오후 11시 45분쯤 "검은색 승용차가 사고 나서 멈춰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된 바 있었다.
A 군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A 군의 위치와 사고 신고 접수 현장이 가깝다는 점을 수상하게 여겼다. A 군이 사고 차량 운전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직후 출동한 경찰은 갓길을 걷고 있던 A 군을 발견해 무사히 구조했다.
경찰은 A 군에게 사고 차량 운전 사실을 물었고, A 군은 일단 "고속버스 승객"이라며 잡아뗐다.
그러나 경찰이 A 군을 대동해 사고 차량에 다가서자, 그의 범행은 바로 들통이 났다. A 군이 차량에 연결해 뒀던 휴대전화 블루투스 기능이 활성화되며 음악이 흘러나온 것이다.
결국 A 군은 이어지는 경찰의 추궁에 범행 일체를 실토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집으로 돌아갈 차편이 막막해 신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군을 도로교통법 위반, 절도 등의 혐의로 현행범 체포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