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PSY)가 여름 브랜드 콘서트 최강자의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 17일 인천 서구 봉수대로에 위치한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는 ‘싸이 흠뻑쇼 서머 스웨그 2024’(싸이 흠뻑쇼 SUMMER SWAG 2024/이하 ‘흠뻑쇼’) 인천 첫날 공연이 열렸다.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흠뻑쇼’는 싸이가 내놓은 여름 콘서트 브랜드다. 다채로운 무대 연출과 열기를 식혀줄 워터 캐넌, 화려한 게스트 군단 등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특히 이날 인천 공연은 무려 3만 1000명의 관객이 운집해 뜨거운 관심을 알 수 있었다.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기 전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주변은 흠뻑쇼의 공식 드레스 코드인 파란색 옷을 입은 관객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MD 판매대에서 굿즈를 구입하는가 하면, 곳곳에 마련됐던 포토스팟에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맥주를 마시며 미리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친구들끼리 왔다는 20대 여성 관객 A 씨는 “싸이 콘서트는 항상 찾게 되는 것 같다. 어떤 축제보다 가장 신나게 즐길 수 있고, 모두 하나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며 “매 공연 깜짝 게스트가 출연하는 것도 볼거리 중 하나인 것 같다. 오늘 게스트에 대해 친구들끼리 내기를 했는데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 등에는 ‘흠뻑쇼’ 필수 준비물, 코디 등이 핫한 키워드로 올라온다. 이와 관련해 A씨는 “발가락이 드러난 슬리퍼를 신고 왔다가 발이 밟혀 다친 적이 있다. ‘뛰어!’가 단골 멘트인 공연인 만큼 신발은 아쿠아 슈즈나 방수가 되는 운동화를 신는 게 좋다”며 “수건이나 여분의 옷을 준비하면 공연 끝나고 집 갈 때 편하다. 파란색 옷은 현장에서도 판매하니 미리 준비하지 못 했다면 와서 사는 것도 좋다”고 추천했다.
여자 친구를 데리고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30대 남성 관객 B 씨는 “사실 연인끼리 볼 수 있는 공연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싸이 공연은 E 성향을 가진 우리 커플이 매년 찾게 되는 공연”이라면서 “색다른 데이트를 원하는 커플들에게 추천한다”고 했다.
‘흠뻑쇼’는 20대는 물론이고 30대, 40대, 50대 등 연령층이 다양한 공연으로 유명하다. 특히 가족 단위 관객도 쉽게 볼 수 있었다. 50대 여성 관객 C 씨는 “20대 딸이랑 같이 왔다. 딸이 흥 많은 엄마가 좋아할 공연이라고 작년에 처음 데려갔는데 너무 재미있고 좋더라. 그래서 올해도 딸에게 부탁해서 함께 오게 됐다”며 웃었다.
어떤 점이 가장 좋았냐고 묻자 C 씨는 “나이가 들면서 정적인 것들을 더 많이 해온 것 같다. 그런데 싸이 콘서트에 오니 내 또래인 분들도 많고 젊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며 “잊고 지냈던 나의 20대 시절을 떠올릴 수 있게 됐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친구들끼리도 와보고 싶다”고 답했다.
이윽고 6시가 되자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됐다. 싸이는 약 2시간 30분 동안 ‘새’, ‘예술이야’, ‘뉴 페이스(New face)’, ‘어땠을까’, ‘연예인’, ‘젠틀맨(gentleman)’, ‘롸잇 나우(Right Now)’, ‘낙원’, ‘대디(Daddy)’, ‘밤이 깊었네’, ‘흔들어주세요’, ‘아버지’, ‘나팔바지’, ‘드림(Dream)’, ‘강남스타일’ 등 20곡이 넘는 곡을 선사했다. 가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따라부를 수 있도록 모든 곡의 가사를 전광판에 띄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게스트로는 그룹 마마무 멤버 화사와, 사이먼도미닉(쌈디)가 출연했다. 화사는 ‘아이 러브 마이 바디’, ‘멍청이’, ‘칠(chill)’, 마마무 히트곡 메들리를 선보였다. 무대 도중에는 상의를 벗고 수영복만 입는 깜짝 퍼포먼스를 펼쳐 환호를 자아냈다.
쌈디는 ‘Dax4’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사이먼 도미닉(Simon Dominic)’, ‘구스범프(GooseBumps)’, ‘중2병’ 등을 선곡해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앙코르곡으로는 이소라의 ‘처음 느낌 그대로’를 선택, 랩 무대와는 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가창력을 뽐내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싸이의 정규 공연이 끝난 후에는 앙코르 타임이 시작됐다. 웬만한 가수들의 공연 시간과 맞먹는 앵콜 공연으로 유명한 싸이는 DJ로 변신해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가요 메들리-발라드-락 메들리 등을 선보였다.
그는 1시간 30분 동안 GG ‘바람났어’, 김건모 ‘잘못된 만남’, 원더걸스 ‘노바디’, 윤수일 ‘아파트’, 무한궤도 ‘그대에게’, 빅뱅 ‘판타스틱 베이비’, 슈퍼주니어 ‘쏘리쏘리’, 투애니원 ‘내가 제일 잘나가’, 체리필터 ‘낭만 고양이’ 등을 선곡해 관객들을 흥분케 했다.
한편, 인천 공연을 무사히 마친 싸이는 오는 24~25일 수원·31일 과천에서 ‘흠뻑쇼’를 개최하고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