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훈련 덕분에…“ 배드민턴 안세영 폭로에 자평하던 대한체육회가 발칵 뒤집혔다

2024-08-06 21:29

안세영의 폭로, 대한체육회장 발언에 불붙여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의 폭로가 체육계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4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 인도네시아의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 선수와의 경기를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4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 인도네시아의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 선수와의 경기를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안세영은 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우승한 후 기자회견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협회장 김택규)의 선수 관리 시스템과 훈련 방식의 비합리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그녀는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한 뒤 협회가 제대로 된 치료나 휴식을 보장하지 않아 장기간 부상을 안고 경기를 뛰어야 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안세영의 발언은 대한체육회가 강조해 온 ‘해병대 정신’과 맞물리며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대한체육회장(이기흥 회장)은 지난해 10월 대한민국 선수단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후 기자회견에서 “내년에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해병대 극기 훈련을 받게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선수들의 성적 부진 원인이 정신력 부족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 회장은 당시에 “요즘 선수들은 새벽 운동을 안 하려 한다. 강제로 시킬 수 없지만 이런 경향이 심화하면 인권 이야기로 번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난해 12월 15개 종목의 국가대표 선수 400여 명을 해병대 캠프에 입소시켰다.

이 캠프에서 대한체육회는 극한의 체력 훈련 대신 정신력 강화 강연 위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주장했지만, 선수들은 입소 5일 전에야 세부 계획을 통보받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대한체육회의 금메달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자 이 회장은 “해병대 훈련 덕분에 ‘원팀 코리아’의 문화가 생겼다”라고 자평했다.

이는 그가 대한체육회의 판세 분석 실패를 자신의 성과로 포장하려는 시도로 비판 위기에 처했다.

이기흥 회장의 자화자찬이 이어진 지 불과 나흘 뒤, 안세영의 폭로로 인해 정치권의 관심도 끌렸다.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인 진종오 의원은 “안세영의 용기 있는 폭로가 절대 묻히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결국 안세영은 이날 예정된 배드민턴 대표팀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불참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그녀의 폭로는 대한체육회와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중요한 사안으로 떠 올랐다.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4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 선수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 뉴스1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 안세영이 4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 선수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 뉴스1
home 김태성 기자 taesung112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