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의 한 어린이집 앞에서 50대가 몰던 승용차에 행인 2명이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5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상)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체포해 수사하고 있다.
A씨는 이날 오전 11시 3분쯤 용산구의 한 어린이집 앞에서 차량을 몰던 중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를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차량은 볼라드(길말뚝)와 충격 후 인도로 침범해 보행자 2명을 치고 아파트 계단을 들이받은 뒤에야 멈춰선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자 2명 중 50대 여성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나머지 80대 여성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현재는 귀가한 상태다.
A씨가 술이나 마약을 하진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차가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와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사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 달 1일 시청역에서는 68세 운전자의 차량이 인도를 덮쳐 16명의 사상자를, 3일에는 70대 택시 운전자가 국립중앙의료원 앞을 들이받아 2명이 다쳤다. 모두가 급발진을 주장했다.
고령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사고 건수는 2019년 3만 3239건에서 지난해 3만 9614건으로 늘었다.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22년보다 줄어든 반면, 고령 운전자가 낸 사망사고는 증가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22년보다 184명(6.7%) 감소한 2551명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사망사고는 지난해 745명으로 1년 전보다 10명(1.4%) 증가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고령운전자의 면허반납 인센티브 상향이 논의되고 있다. 파주시의 경우 지난해까지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게 최초 1회에 한해 10만원의 지역화폐(파주페이)를 지급했던 것을 올해부터는 75세 이상이 반납할 경우 30만원으로 상향했다. 65∼74세가 반납할 경우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0만원이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에 운전면허를 반납한 75세 이상 고령자는 모두 412명으로, 지난해 상반기(304명)보다 35.5% 늘었다.
파주시 관계자는 ”더 많은 고령 운전자의 자진 반납을 유도할 수 있도록 버스정보, 전광판, 소셜미디어(SNS), 소식지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