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밭일하던 여성, 열사병으로 숨져 (광주)

2024-08-04 14:17

광주지역 16일째 폭염특보

폭염특보가 이어지는 광주광역시에서 밭일을 나갔던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 활동 중인119 구급대원 자료사진/ 충남소방본부 제공
현장 활동 중인119 구급대원 자료사진/ 충남소방본부 제공

4일 광주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51분쯤 광주 서구 금호동의 한 아파트 인근 밭에서 여성 A(87)씨가 밭일 중 쓰러진 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A씨가 열사병으로 쓰러진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하고 A씨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사망했다.

119 구급대원들이 확인한 A 씨 체온은 42도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광주지역 최고 체감온도는 36.4도였다. 광주는 지난달 20일부터 전날까지 16일째 폭염특보가 이어졌다.

앞서 지난 1일 오후에도 경남 진주시 대곡면 한 밭에서 일하던 80대 여성이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간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8677명으로 이 가운데 81명이 사망했으며 2020년 이후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로 조사됐다.

온열질환자는 2019년 1841명에서 2020년 1078명으로 줄었다가 2021년 1376명, 2022년 1564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2023년 2818명으로 전년보다 1.8배 늘었으며 사망자도 3.6배 증가한 32명에 이르렀다.

지난해 기준으로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장소로는 실외 작업장이 913명(32%)으로 가장 많았고 논‧밭 395명(14%), 길가 286명(10%) 등의 순이었다.

장소에 따른 연령별 발생현황을 보면 실외 작업장에서는 50대가 284명으로 가장 많았고, 40대(175명), 60대(166명) 등이었다. 특히, 논‧밭에서 발생하는 온열질환자의 76%가 60대 이상에서 발생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올해도 초여름부터 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지난 5월20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온열질환자가 58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명(17.9%) 증가했다.

행안부는 "지난해 온열질환자 누적 현황을 일자별로 분석해보면 장마가 종료된 7월26일 이후로 가파르게 증가했다"며 올해도 폭염으로부터 건강지키기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온열질환 관련 주의사항으로 우선 작업장에서는 폭염 특보 발령 시 1시간 주기로 10~15분 정도 휴식하고 근무시간을 조정해 무더운 시간대 실외 작업은 피해야 한다. 특히 논·밭의 농작물은 아침저녁의 선선한 시간에 살펴야 한다.

더운 날일수록 갈증이 느껴지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물을 마시고 카페인과 탄산이 든 음료 등을 과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영유아, 노약자가 있는 곳에서 냉방기를 가동할 때는 실내외의 온도 차이를 5℃ 정도로 유지하며 틈틈이 환기해야 한다. 폭염 속에 어린이를 차 안에 잠시라도 혼자 두지 않도록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