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자서전(회고록) '축구의 시대'가 26일 출간돼 화제가 됐다.
이런 가운데 정 회장이 저서에서 올해 초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벌어진 이른바 '이강인 하극상' 논란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밝혀 눈길을 끌었다.
출판사 '브레인스토어'는 책 소개 보도자료를 통해 정몽규 회장의 저서 '축구의 시대'의 일부 내용을 독자들에게 공개했다. 이 가운데 정 회장이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벌어진 '이강인 하극상' 논란을 직접 언급한 대목이 관심을 끌었다.
올해 2월 초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준결승전 전날 이강인은 축구대표팀의 일부 선수들과 따로 탁구를 치려다가 이를 말리는 주장 손흥민과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하극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손가락이 탈구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한국은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0-2로 참패했다.
사건이 세상에 알려져 논란이 일자 이강인은 프랑스 파리에서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손흥민에게 직접 사과했다. 두 사람은 이를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리기도 했다.
정몽규 회장은 당시 '이강인 하극상' 논란에 대해 저서에서 "아시안컵에서 벌어진 대표팀 내 갈등에 대해서 우리 사회의 많은 구성원들은 재능 있고 창의성이 넘치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젊은 선수가 선배들의 기분을 거슬리게 하고 위계질서를 무너뜨린 사건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일각에서는 군대에서나 쓰는 '하극상'이라는 용어까지 동원해서 비판한다. 이런 시각에서 대부분의 비난이 이강인 선수에게 쏠렸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이런 해석에 대해 어느 정도는 수긍하지만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세대 간의 차이를 비난하기보다는 인정하고 그 차이를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느냐에 대한 깊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이는 한국 축구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모두 풀어야 할 숙제"라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대표팀 내에서 유럽파의 비중도 엄청나게 커졌지만 그럼에도 대표팀 내에 여전히 위계질서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듯하다. 감독과는 자율적 관계를 선호하지만 선수단 안에서는 오히려 선후배 간의 전통적 위계질서가 유지되고 있는 것도 모순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 자율성을 존중하는 '클린스만호' 내에서 발생했던 이러한 갈등은 향후 대표팀 운영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