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다진 양념과 고추씨 분말을 섞어 '건고추 100%'로 둔갑시킨 가짜 고춧가루가 80억 원어치 유통된 사실이 밝혀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중국산 다진 양념과 고추씨 분말을 섞어 만든 가짜 고춧가루를 '건고추 100%'로 속여 판매한 11개 업체와 일당 17명을 적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들은 식품위생법 및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으며, 이 중 한 명은 구속됐다.
A 업체는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원가 절감을 위해, 가격이 비싼 고추 대신 저가의 중국산 다대기와 고추씨 분말을 섞어 가짜 고춧가루를 제조했다. 이들은 이렇게 만든 상품을 '건고추 100%'로 표시해 558톤 규모, 약 80억 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춧가루는 식약처 식품 기준·규격 고시에 따라 고추와 고추씨만으로 제조해야 하며, 다른 물질은 첨가할 수 없다.
그러나 A 업체는 수입 신고하지 않은 중국산 압축 건고추를 매집해 사용했고, 검사 결과 국내에서 사용 금지된 식물생장촉진용 농약인 클로르메쾃이 기준치(0.01mg/kg)의 두 배인 0.02mg/kg 검출됐다.
A 업체는 수사 중에도 폐기 명령을 받은 중국산 압축 건고추 1.4톤을 다시 사용하기 위해 폐기한 것처럼 허위 보고한 뒤, 폐기업자에게 350만 원을 주고 빼돌렸다. 식약처는 이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고추를 전량 폐기 조치했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A 업체를 적발한 후, 온라인 쇼핑몰에서 저가로 판매되는 고춧가루를 조사해 추가로 10개 업체를 적발했다.
이들 업체도 A 업체와 같은 방식으로 혼합 양념을 섞어 가짜 고춧가루를 만들어 284톤, 23억 원 상당을 판매했다. 이들이 만든 제품에서는 양파, 무, 마늘 등의 유전자가 검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