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가 사망 3개월 전부터 유족에게 작별 인사하며 남긴 말

2024-07-24 11:03

“고맙다, 할 만큼 다 했다”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이끈 가수 김민기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2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 꿈밭극장(옛 학전)에서 열린 고 김민기의 노제에서 고인의 영정이 놓여져 있다. / 뉴스1
2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 꿈밭극장(옛 학전)에서 열린 고 김민기의 노제에서 고인의 영정이 놓여져 있다. / 뉴스1

서울 종로구 '학전'이 지난 3월 재정난으로 폐관한 뒤 새롭게 들어선 아르코꿈밭극장에서 24일 고인의 발인식이 진행됐다.

김민기는 지난 22일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해 세상을 떠났다. 1951년 전북 익산시에서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1969년 서울대학교 회화과에 입학해 친구 김영세와 '도비두'라는 그룹을 결성하며 음악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특히 1970년 발매된 그의 대표곡 '아침이슬'은 민주화 시위에서 널리 사용돼 유신 정권이 해당 곡을 금지곡으로 지정하고 음반 전량 압수, 방송 출연 금지까지 했다. '아침이슬'뿐만 아니라 고인이 만든 '상록수'라는 곡도 저항 정신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발인식에서 가수 알리는 떠나가는 운구 차량을 보며 '아침이슬'을 불렀다.

2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 꿈밭극장(옛 학전)에서 열린 고 김민기의 노제에서 고인의 영정이 운구되자 배우 장현성이 슬퍼하고 있다. / 뉴스1
2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 꿈밭극장(옛 학전)에서 열린 고 김민기의 노제에서 고인의 영정이 운구되자 배우 장현성이 슬퍼하고 있다. / 뉴스1

학전이 낳은 배우들인 장현성, 설경구 등도 눈물을 쏟으며 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이런 가운데 고인이 세상을 떠나기 전 남긴 마지막 말이 알려졌다.

고인의 조카인 김성민 학전 소극장 총무팀장은 지난 22일 서울 대학로 학림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고인이 생전 유가족들과 미리 작별 인사를 나눴다"라며 "3, 4개월 전부터 '고맙다. 우린 할 만큼 다 했다. 남은 이들이 걱정이다'라고 말씀하셨다"라고 유지를 전했다.

김민기 유족은 그가 1990년 연출가로서 참여한 첫 뮤지컬 '지하철 1호선'도 더 이상 상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하철 1호선'은 1994년부터 설경구, 김윤석, 황정민, 장현성, 조승우 등 수많은 스타가 거쳐 간 작품이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미영 씨와 2남이 있다. 장지는 천안공원묘원.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으로 꼽히는 ‘학전’을 30여 년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배출해 온 가수 김민기의 생전 모습 / 뉴스1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으로 꼽히는 ‘학전’을 30여 년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배출해 온 가수 김민기의 생전 모습 / 뉴스1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