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안팎으로 어려운 카카오... ‘창업자 구속’으로 고난의 정점 찍었다

2024-07-23 09:34

지금까지 이렇게 심각한 위기는 없었다... 발칵 뒤집힌 카카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면서 그룹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23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증거인멸과 도주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는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고 승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 구속은 카카오의 경영 쇄신 작업에 타격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그동안 골목 시장 침해, 도덕적 해이 등의 논란을 일으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구속돼 그룹 쇄신 작업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는 최근 몇 년간 준법·윤리 경영 감시를 위한 외부기구 설치와 그룹 컨트롤 타워 개편을 통해 조직 정비에 나선 바 있다.

안 그래도 카카오는 다양한 경영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검찰은 SM엔터 인수 과정 외에도 카카오엔터가 2020년 드라마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세 차익을 몰아주기 위해 비싸게 매입·증자했다는 의혹,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사건,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관계사 임원들의 횡령·배임 혐의 등을 수사하고 있다.

카카오의 AI 사업과 해외 사업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는 올해 안으로 카카오톡 등에서 차별화된 AI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후발 주자로서 얼마나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사법 리스크는 이미 현실화했다. 검찰 수사로 인한 경영진 출국금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 카카오페이의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 경영권 인수가 무산됐으며, 카카오모빌리티의 유럽 최대 택시 호출 플랫폼 '프리나우' 인수도 물 건너간 상태다.

IT 업계에서 화려한 길을 걸어온 김범수 위원장은 이번 구속으로 최대 시련을 맞게 됐다. 한게임을 창업하고 카카오톡을 만들어 국민 메신저로 키운 혁신의 아이콘인 그는 이번 사태로 명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