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작정하고 북한의 혈압을 솟구치게 만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24-07-19 10:48

대북 확성기 가동 시간 다섯 배로 늘린 군

2018년 5월 1일 육군 9사단 교하중대 교하 소초 장병들이 경기 파주시 민간인 통제구역에 설치된 고정형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8년 5월 1일 육군 9사단 교하중대 교하 소초 장병들이 경기 파주시 민간인 통제구역에 설치된 고정형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 /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 / 연합뉴스
북한이 이틀간 대남 오물풍선 200여 개를 살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응해 우리 군은 39일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군은 확성기 가동 시간을 크게 늘려 북한을 강하게 압박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9일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에 대한 엄중한 경고를 전달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오후 5시쯤부터 이날 새벽까지 오물풍선을 남한으로 날려보냈고, 이 중 40여 개가 경기 북부지역에 떨어졌다. 오물풍선의 내용물은 대부분 종이 쓰레기다. 현재까지 분석 결과 안전 위해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오물풍선 살포는 북한이 남한 탈북민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들어 여덟 번째로 단행한 것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4일과 16일 두 차례 담화를 통해 "처참한 대가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북한은 올해 일곱 차례에 걸쳐 총 2000개 이상의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날려보냈다. 이번 살포는 지난달 26일 이후 22일 만에 이뤄졌다.

우리 군은 북한의 이번 도발에 대해 전날 저녁 6시쯤부터 새벽 4, 5시까지 대북 심리전 수단인 전방 지역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 지난달 9일 이후 39일 만의 재가동이다. 당시 2시간 방송했지만 이번에는 10시간 동안 방송을 진행했다. 가동 시간을 다섯 배나 늘렸다. 이번 방송에는 이동식과 고정식 확성기가 활용됐으며,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의 실상을 알리는 내용 등이 포함되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를 식별한 즉시 확성기 방송 가동 준비에 들어갔고, 북한의 도발에 비례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거듭된 경고에도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가 지속돼 전략적·작전적인 배경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이 이뤄졌다"며 "향후 우리 군의 대응은 전적으로 북한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도발은 한반도 중부지역의 집중호우와 맞물려 위험 요소를 높이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 매설한 지뢰가 유실돼 남측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비무장지대 내 북측 지역 일부에서 북한군의 지뢰 매설 활동이 포착되었으며, 현재까지 매설된 지뢰는 수만 발로 추정된다.

합동참모본부는 국민들에게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고, 떨어진 풍선을 발견하면 접촉하지 말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북한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군은 확성기 방송을 통해 김정은 정권의 문제점들을 적나라하게 다룬다. 북한으로선 체제 위협 시도로 간주해 반드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KBS는 2015년 군이 북한 쪽으로 송출한 방송 내용을 소개한 바 있다. 내용을 보면 북한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직접 들으면 왜 혈압이 솟구치는지 알 수 있다.

"3대에 걸쳐 북한 주민 모두를 정신적인 노예로 만들어놓고, 단지 수령의 아들이라서 나도 수령이 되어야 한다는 전대미문의 세습 독재체제에 기생하는 자, 인민의 원수일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김정은 정권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오늘날 국제사회가 우려하고 있는 북한의 인권 유린과 핵미사일 개발, 테러, 납치, 마약, 위조 달러, 해외 근로자의 노예 노동 등 북조선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는 김정은 세습 정권의 독재성과 연관되어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