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이 '저주인형' 만들어서 교사 저주... “애미 애비 없는 선생” 폭언까지

2024-07-18 13:40

서이초 1년에도 계속되는 교권침해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 뉴스1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 뉴스1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후 1년이 지났지만 현장에서는 긍정적인 변화는 체감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18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5학년 교사인 A 씨는 지난 3월 반 대항 피구 경기에서 옆 반 학생인 B 군에게 욕설과 함께 "애미 애비 없는 선생이네. 판정 개 같이 하네"라는 폭언을 들었다.

B 군은 이후에도 A 교사의 이름을 붙인 저주 인형을 만들어 날카로운 것으로 찌르는 등 이상 행동을 했다. 결국 A 교사는 B 군을 교권보호위원회에 신고했고, 한 달 넘게 걸린 심의 결과 B 군에게 내려진 처분은 ‘교내봉사(1호)’ 였다.

사건을 잘 아는 관계자는 매체에 “1호 처분이라도 안 나왔으면 오히려 아동 학대로 교사가 보복성 신고를 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교사들은 여전히 교권이 바닥에 있다고 느낀다”고 토로했다.

평소 학부모 민원 등으로 스트레스를 호소하던 서이초 교사가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 이후 교권 침해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건수는 2019년 2662건에서 2023년 5050건으로 늘었다. 교보위가 학교에서 지역교육청 관할로 옮겨진 올해는 3월부터 6월까지 1364건의 교보위가 개최됐다.

교사를 향한 아동학대 신고도 계속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부터 올해 6월까지 교원 대상 아동학대 신고는 총 553건이 접수됐다.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서는 아동복지법과 학교안전법, 교원지위법 등의 개정이 가장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지난해 7월 18일 서이초에서 1학년 담임을 맡았던 2년 차 신규 교사가 극단 선택을 한 뒤 교권 침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졌다. 고인은 학부모 민원과 문제행동 지도에 고충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