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 구합니다. 월급은 120만원”...말도 안되는 구인 공고가 올라왔다

2024-07-18 10:18

최근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와 질타를 받은 '노예 구인' 공고

'주 6일, 12시간, 야간 근무, 월급 120만원'.

유명 중고거래 사이트에 과중한 업무에 비해 턱없이 적은 임금을 조건으로 내건, 이른바 '노예 구인' 공고가 등장해 뭇매를 맞고 있다.

유명 중고거래 사이트에 게시된 한 간병인 공고. / 인터넷 커뮤니티
유명 중고거래 사이트에 게시된 한 간병인 공고. / 인터넷 커뮤니티

지난 17일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 '간병인 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구인 공고가 올라왔다.

해당 공고에는 "거동이 조금 불편하신 어르신 밤에 씻고 주무시는 거 도와드리고 같이 주무시다 깨시면 도와드리고, 아침에 간단히 식사 챙겨드리고, 옷 입혀드리고, 데이케어 모셔다드리고 퇴근하는 일정"이라고 적혀 있다.

또 "간병 경험 필수이고 따뜻하게 잘 모실 분 연락 달라"며 "차량 있는 분을 선호하지만 없어도 된다"고 덧붙였다.

해당 공고에서 요구하는 업무는 언뜻 간단해 보이지만 실상은 일반적인 야간 간병인이 해야 하는 일을 전부 요구하고 있다. 보통 간병인은 환자의 상태와 요구 등을 계속해서 확인하고 의료용품 관리과 정서적 지원까지 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공고에서 제시한 조건이다. 해당 근무가 주간이 아닌 야간인 데다가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주 6일을 근무해야 하는데도 월급은 120만원을 제시해 최저시급에 한참 못 미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간병인. / 픽사베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간병인. / 픽사베이

주 6일 하루 12시간 근무, 한 달을 4주로 잡으면 일하는 시간은 총 288시간이다. 2024년 최저시급(9860원)을 기준으로 월급을 계산해 보면 최소 283만 9680원을 지급해야 한다. 120만원은 턱도 없는 금액이다.

해당 공고를 본 누리꾼들은 "야간 간병인은 400~500만원이 시작이다" "최저시급 모르냐" "노예 구하냐"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런 일이 일어난 데에는 정식 구직 사이트가 아닌 중고거래 사이트에 공고를 올릴 수 있게 허용된 것이 문제라는 의견도 보인다. 최저시급 준수와 구인 공고 방침이 마련된 구직 사이트와 달리 중고거래 사이트는 입력할 수 있는 양식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월급 180만원에 밤샘 근무하는 아이 돌보미, 시급 1만원에 1시간 안에 장보기를 비롯한 5인 가정 저녁 식사 준비하기 등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으로 무리한 일을 시키려는 '노예 구인'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는 구인공고 게시글은 모니터링 후 제재될 수 있다. 해당 구인글은 시급 가이드라인 미준수로 현재 미노출 돼 있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