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손자 차에 태운 70대 운전자, 주차된 차 들이받고 전복 (서울)

2024-07-14 09:39

현재 운전자는 급발진 주장

70대가 몰던 승용차가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복돼 차량에 타고 있던 일가족 4명이 다쳤다.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경찰 로고 자료 사진 / 이범희 기자
경찰 로고 자료 사진 / 이범희 기자

13일 서울 성북소방서와 성북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8분께 성북구 돈암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승용차가 주차돼 있는 차량을 들이 받아 전복되며 운전자 70대 남성 A씨를 포함해 차에 탄 일가족 4명이 다쳤다.

이들은 각각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머리와 팔에 피를 흘리는 등 중상을 입었지만 의식은 있는 상태였고 사고 뒤 자력으로 차를 빠져나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뒷좌석에 탔던 며느리와 손자도 자력으로 빠져나왔고 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다만 조수석에 탑승했던 아들 B씨는 자력으로 빠져나오지 못해 구조대가 구조해야 했다.

이 사고로 현장 인근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 1대와 오토바이 5대가 파손됐다.

경찰 조사 결과 약물이나 음주 운전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현장에서 "차가 급발진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급발진 여부 등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최근 유사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일 시청역에서는 68세 운전자의 차량이 인도를 덮쳐 16명의 사상자를, 3일에는 70대 택시 운전자가 국립중앙의료원 앞을 들이받아 2명이 다쳤다. 모두가 급발진을 주장했다.

고령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사고 건수는 2019년 3만 3239건에서 지난해 3만 9614건으로 늘었다.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22년보다 줄어든 반면, 고령 운전자가 낸 사망사고는 증가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22년보다 184명(6.7%) 감소한 2551명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사망사고는 지난해 745명으로 1년 전보다 10명(1.4%) 증가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고령운전자의 면허반납 인센티브 상향이 논의되고 있다. 파주시의 경우 지난해까지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게 최초 1회에 한해 10만원의 지역화폐(파주페이)를 지급했던 것을 올해부터는 75세 이상이 반납할 경우 30만원으로 상향했다. 65∼74세가 반납할 경우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0만원이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에 운전면허를 반납한 75세 이상 고령자는 모두 412명으로, 지난해 상반기(304명)보다 35.5% 늘었다.

파주시 관계자는 ”더 많은 고령 운전자의 자진 반납을 유도할 수 있도록 버스정보, 전광판, 소셜미디어(SNS), 소식지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