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우 주지훈이 영화 '탈출'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2024-07-13 17:22

“작품 재미있어야 선택해”

주지훈의 등장은 모델계에서 파격적이었다. 2002년 11월 홍승완 디자인 쇼로 데뷔하더니 곧이어 유명 남성잡지에 무려 12페이지 분량의 특집 화보로 소개돼 모델계를 발칵 뒤집었다. 큰 키(187㎝)에 여리여리한 몸매, 잘생겼으면서도 여러 아우라를 갖춘 마스크. 그렇게 등장하자마자 톱모델 자리를 꿰찼다. 하도 패션지에 많이 등장해 ‘모델계의 공무원’이란 별명까지 얻은 그는 2006년 MBC 드라마 ‘궁’에 출연하며 곧바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뿐인가. 2008년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로 영화계에 데뷔하며 단숨에 충무로가 주목하는 배우가 됐다. 이후 연예계는 주지훈의 판이 됐다. 거의 매해 주목받는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톱스타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연기 스펙트럼이 주목할 만하다. 영화 ‘신과함께’시리즈와 ‘아수라’에서 코믹과 정극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연기 간극을 보면 그의 연기에 얼마나 물이 올랐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런 그에게도 재난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이하 '탈출')는 특별한 영화다. 인생 한 방을 노리는 자유로운 영혼의 레커차 기사 조박 역을 맡아 파격인 연기 변신과 비주얼 변신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의 한 카페에서 위키트리와 만난 주지훈은 본인의 작품 선택 기준에 관해 운을 떼며 인터뷰에 응했다.

배우 주지훈 / CJ ENM
배우 주지훈 / CJ ENM

- 주지훈 배우에게 작품 선점 기준이 어떻게 되느냐.

=작품이 재미있어야 선택한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재미있게 대본이 잘 넘어가면 선택하는 것 같다. 이번 '탈출'도 캐릭터가 재미있어서 선택했다. 관객들이 숨을 쉴 수 있는 캐릭터를 좋아한다.

- '탈출'에서 연기한 조박을 설명하자면.

=선입견이라는 단어가 누구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연기할 때 선입견을 잘 활용하면 보편적인 것을 수도 있고 반대로 충격을 줄 수 있다. 조박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어린 시절 동네 형들을 떠올리면서 캐릭터를 구축했다. 1990년대에는 동네에 가스 배달하는 형들이 많았다. 사회에 불만이 많은 그 형들의 느낌을 살려봤다.

- '탈출'을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많았다고 들었는데.

= 내가 불을 뿜는 장면이 있었다. 현장에 도움을 주던 차력사가 내 모습을 보고 놀라더라. 내가 초보라서 훨씬 더 긴장하며 촬영했던 것 같다. 알코올이 침샘으로 타고 들어가 염증이 생기기도 했다. 물론 CG로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연기가 있어서 진짜로 하고 싶었다. 또 어릴 때 차력 쇼를 보면서 호기로 따라 해 본 적이 있어서 감은 있었다. 그럼에도 위험할 수 있었지만, 열심히 하려고 했다. 또 트렁크 안에 들어가 연기하는 게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그 장면만 5일간 찍었다. 나도 나지만 강아지 조디한테도 미안했다. 우리가 평소 양반다리를 오래 하면 다리가 저리지 않나? 딱 그런 상태였다. 온몸이 부서지는 줄 알았다. 트렁크 장면은 그저 내가 감당해야 하는 통증이 실제로 오니 더 힘들었다.

- 주지훈은 이 영화를 찍으면서 매일 같이 이선균과 작품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 배우마다 스타일이 있지 않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 좋은 배우도 있다. 또 다 같이 어울려야 열심히 하는 배우들도 있다. 그런 부분에 나와 이선균 형은 잘 맞았다. 우리는 촬영 중간에 각자의 방에 가 있는 편은 아니었다. 계속 이야기하고 촬영이 정해진 시간까지는 계속 대화하면서 호흡을 맞춰나간 것 같다. 다만 선균이 형이 나보다 더 섬세하다. 굉장히 비슷하면서 다른 것 같다. 나는 지켜보는 타입이었고 선균이 형은 굉장히 디테일, 개연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선균이 형은 정말 좋은 동료, 좋은 선배, 좋은 배우였고 즐거운 기억을 가지고 있다.

배우 주지훈 / CJ ENM
배우 주지훈 / CJ ENM
home 이근수 기자 kingsma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