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축구 A대표팀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이 선임된 가운데 선수단의 리얼한 반응이 전해졌다.
A대표팀 선수단이 홍 감독의 선임 소식에 좋지 않은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뿐만 아니라 선임 전까지 일부 선수들은 외국인 감독을 뽑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은 지난 10일 유튜브 'KBS 스포츠' 라이브 방송에서 나온 내용이다.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박주미 KBS 축구 기자에 따르면 A대표팀 선수단은 홍 감독이 선임되자 크게 반가워하지 않았다.
박 기자는 "(선수단은) 혼란스러워하는 분위기"라며 "선수단 사이에서는 이미 감독 선임 초기 과정인 3~4월에 홍명보 감독의 내정 소식이 돌았다. 그동안의 자유로운 분위기는 없어지고 칼 같은 규율을 지키고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는 일부 선수들이 있는 반면 일부 선수들은 아주 강력하게 반대 의견을 보였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감독 선임에 반대한) 선수들은 본인들끼리 '외국인 감독으로 가야 한다. 어떻게 국내 감독이 되겠냐'라는 의견을 모았다"라며 "그래서 외국인 감독을 충분히 선임할 수 있는데 왜 감독 선임 초기부터 홍명보 감독 내정 소식을 듣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고 한다. 선수들은 외국인 감독 선임을 엄청 주장했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력강화위원회 브리핑 때까지만 해도 외국인 감독을 뽑는 줄 알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막상 홍명보 감독이 선임되자 바짝 긴장할 뿐만 아니라 놀라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홍명보 감독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이임생 기술발전이사는 8일 홍 감독 선임 과정과 이유를 브리핑했다.
홍 감독이 A대표팀 감독으로 뽑히며 울산HD는 하루아침에 감독을 잃었다. 이에 울산 팬들은 대표팀 감독 선임 후 열린 울산HD 경기에서 홍 감독에게 심한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대표팀 감독 발표 며칠 전까지만 해도 울산HD를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던 홍 감독이었기에 팬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결국 홍 감독은 지난 10일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것이 나의 축구 인생에서 마지막 도전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가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 그 당시 겪었던 어려움으로 인해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것에 부담감이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지난 10년 동안 내 안에 다시 도전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생겼기 때문에 이 자리를 수락하게 됐다"라며 "예전 실패를 했던 과정과 그 이후를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지만 다시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는 강한 승부욕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부족한 점이 있지만 K리그 경험도 많고 지도자로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