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언급된 녹취가 공개됐는데, 관련자가 입을 열었다.
지난 9일 JTBC '뉴스룸'은 블랙펄인베스트 전 대표 이종호 씨가 익명의 변호사와 지난해 8월 9일 통화한 녹취 일부를 보도했다.
JTBC는 이 씨의 실명을 공개하며 그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범'이라 표현했다. 과거 서울중앙지법은 이 씨에 대해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시세조종에 동원하는 등 범행에 깊이 관여했다"고 한 바 있다.
이 씨는 지난달 21일 진행된 고 채수근 상병 관련 청문회에 임 전 사단장이 출석했을 때 거론됐던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일부 국회의원들이 임 전 사단장에게 이 씨와 친분 여부를 물었는데 임 전 사단장은 "이 씨를 모른다"고 답했다.
그런데 지난달 25일 JTBC는 "이 씨를 비롯한 해병대 출신들이 골프 모임을 추진하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내용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지난 9일 JTBC가 공개한 녹취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변호사: 선배님 그러고 보니까 일전에 우리 해병대 가기로 한 거 있었잖아요. 그 사단장 난리 났대요.
이 씨: 임성근이? 그러니까 말이야. 아니 그래서 임 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그래가지고 A가 전화왔더라고.
(A씨는 앞서 언급된 대화방에 속한 멤버로, 전직 청와대 경호처 직원 출신이라고 JTBC는 전했다)
이 씨: 그래가지고 내가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
이 씨: 원래 그거 별 3개 달아주려고 했던 거잖아. 그래가지고 그래서 이제 포항에 가서 임성근이 만나기로 했는데 이건 문제가 되니까 이 XX 사표 낸다고 그래가지고 내가 못하게 했거든. 그래갖고 A가 이제 문자를 보낸 걸 나한테 포워딩을 했더라고. 그래서 내가 VIP한테 얘기할 테니까 사표 내지 마라. 왜 그러냐면 이번에 아마 내년쯤에 발표할 거거든. 해병대 별 4개 만들 거거든.
변호사: 그러니깐요. 아니 근데 원래 이게 지금 떠오르는 게 위에서 그림 지켜주려고 했다는 건가요, VIP 쪽에서?
이 씨: 그렇지. 그런데 이 언론이 이 XX들을 하네.
녹취록이 공개된 지 하루 만인 10일 중앙일보는 이 씨의 입장을 보도했다.
이 씨는 중앙일보와 만나 “임성근 사단장은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도 아니고, 임 사단장의 구명에 내가 힘쓸 이유도 없다”고 하면서 "녹음파일에 나온 VIP는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가 아니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에서 보도된 녹취록은 내 개인 의견이 아니라, A가 내게 보내온 문자 메시지를 읽은 것"이라며 "마치 내가 구명 로비를 한 것처럼 만든 편집본"이라고 했다.
이 씨는 논란이 된 대화방 멤버들을 처음 만난 건 지난해 3월 포항에서였다고 전했다. 첫 만남 이후 대화방이 개설됐고, 골프모임을 추진했으나 이뤄지진 않았다고 한다.
이어 “A가 해병대 마당발이다. 공수처에 통화 녹취를 제출해 구명 로비 의혹을 제기한 공익제보자 변호사도(이 씨와의 통화 녹취에 음성이 담긴 변호사) 해병 후배인 A를 통해 알게 됐다”며 “해당 변호사와는 두세번 만나 밥을 먹고, 경제적으로 힘들어하길래 작은 사건을 하나 수임하도록 해준 게 전부”라고 말했다.
이 씨는 “그 변호사에게 먼저 전화를 건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사적으로 SNS 메시지를 나눈 것도 사건 수임과 관련한 것이 전부"라고 재차 강조하며 “그 변호사가 내게 먼저 채 상병 사망사건과 VIP를 언급하길래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 나중에 밥이나 한번 사주겠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임 전 사단장은 10일 위키트리에 입장문을 보내왔다. 다음은 임 전 사단장의 입장문들 전문이다.
1. 관련 사실관계
- 임성근은 2023. 7. 28. 오전에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게 모든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였음.
- 이종섭 전 장관께서 해병대수사단 보고서를 결재한 시점은 2023. 7. 30. 미상이고, 이 전 장관께서
이 결재를 번복한 시점은 2023. 7. 31. 미상임.
※ 누군가에 의해 소위 임성근 구명로비가 있었다면 늦어도 이 전 장관께서 이 결재를 번복한 2023. 7. 31. 이전에 이루어져야 함
- 임성근의 사의 표명 사실은 2023. 8. 2.경 언론에 보도됨(임성근 기억)
- 임성근은 2023. 7. 19.부터 2023. 8. 31.까지 청와대 경호처 출신인 A씨께 전화를 건 사실이 없음
(임성근의 발신 통화내역을 확인함)
- 임성근은 2023. 7. 19.부터 8. 1.까지 A씨로부터 전화를 받은 기억이 없으나, 이 부분은 A씨의 통화내역을 확인하면
명확히 확인될 것임
- 임성근은 2023. 8. 2. 이후 미상일에 A씨로부터 ‘언론을 통해 저의 사의 표명을 들었다. 제 건강 잘 챙겨라’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듯한데, 수령 일시와 정확한 내용은 기억하지 못함. 전화통화 한 기억이 없으나 이 부분 또한 A씨의
통화내역을 확인하면 명확히 확인될 것임
- 임성근은 이종호씨와는 한번도 통화하거나 만난 사실이 없음.
- JTBC의 7. 9.자 뉴스에 의하면 2023. 8. 9. 김규현 변호사에게 임성근을 위한 구명로비가 있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보도됨.
2. 임성근의 의견
- JTBC가 7. 9. 보도한 임성근 구명을 위한 로비설에서 로비활동의 주체는 이종호씨 또는 A씨로 보임
- 위 구명로비설에서 이종호씨는 A씨로부터 임성근의 사직 의사 표명 사실을 들은 것으로 되어 있음
- 임성근은 사의 표명 전후로 어떤 민간인에게도 그 사실을 말한 바 없으므로 A씨는 임성근의 사의 표명 사실을 알았다면
아마도 언론을 통해 알았을 것인데 그 시점은 사의 표명 사실이 언론에 최초 보도된 2023. 8. 2.경부터 이종호씨가
김규현에게 위와 같은 말을 한 2023. 8. 9.경 사이가 될 것임
-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로비설의 주인공격인 A씨와 이종호씨는 이종섭 전 장관께서 기존 결재를 번복한 2023. 7. 31. 미상
시각까지 이장관의 결재 내용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A씨든 이종호씨든 임성근을 위해 누군가를 상대로 로비한다는 것은
불가능함.
- 언론이 권력 행사와 관련하여 합리적 근거를 갖추어 의혹 제기를 하는 것은 언론의 본질적 사명이라고 생각하나, 그 의혹을
보도하기 전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객관적 사실관계의 확인과 검증, 비판적 검토를 거쳐서 제기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아래는 '이종호를 통한 임성근 구명로비설'과 관련하여 저(임성근)가 변호인의 도움을 받아 정리한 두번째 입장문입니다.
- 아 래 -
1. JTBC 보도에 등장한 녹취는, 해병대 출신인 이종호씨와 해병대 출신 변호사 B씨 사이의 2023. 8. 9.자 통화내용인데,
보도에 나온 이종호씨의 발언을 그대로 적시하면 이렇습니다.
“임 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그래 가지고 A(해병대 출신 前대통령 경호처 직원)가 전화가 왔더라고. 그래 가지고 내가 ‘절대
사표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 원래 그거 별 3개 달아주려고 했던 거잖아. 그래 가지고 그래서 이제 포항에 가서
임성근이 만나기로 했는데 이건 문제가 되니까 이 XX(임성근) 사표 낸다고 그래 가지고 내가 못하게 했거든. 그래 갖고
A가 이제 문자를 보낸 걸 나한테 포워딩을 했더라고. 그래서 내가 VIP한테 얘기할 테니까 사표 내지 마라. 왜 그러냐면 이번에
아마 내년쯤에 발표할 거거든. 해병대 별 4개 만들 거거든. {그러니깐요. 그 저 그럼 뭐 저기 아니 근데 원래 이게 지금 떠오르는 게}
{위에서 그럼 지켜주려고 했다는 건가요, VIP 쪽에서?} 그렇지. 그런데 이 언론이 이 XX들을 하네.”
2. 위 발언 내용 자체로 다음과 같은 의문이 있습니다.
가. 우선, 이종호씨가 했다는 ‘절대 사표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과 관련하여, 그 말을 언제, 누가, 누구에게, 어떻게
하였다는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제 포항에 가서 임성근을 만나기로 했는데”라는 표현에 비추어, 사표 이야기(7. 28. 임
사단장은 해병대사령관에게 사의 표명, 8. 2. 언론에 보도)가 나오고 그 통화가 이루어진 8. 9.까지 이종호씨는 임성근 사단장을
만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이종호씨가 임성근 사단장에게 그러한 말을 하였다면 전화로 하였을 것인데,
그러한 전화통화 사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거듭 말씀드리지만, 임성근 사단장은 지금까지 이종호씨와 일면식도 없고, 통화한 적도
없습니다).
나. 다음으로, { } 부분은 B 씨의 발언과 관련된 의문입니다. B씨의 {위에서 그럼 지켜주려고 했다는 건가요, VIP 쪽에서?}라는 질문에
이종호씨는 “그렇지”라고 맞장구를 칩니다. 왜 B씨는 굳이 ‘VIP쪽에서 지켜주려고 했다는 것인가요?’라는 취지의 질문은 하였을까요?
다분히 기획의도가 있는 유도성 질문으로 보입니다.
3. 기자님들께 취재를 요청하는 사항과 그 이유
가. 로비설과 관련된 일련의 뉴스를 보면, 누군가가 다음과 같은 스토리 즉, ‘임성근 사단장이 이종호씨 등에게 구명을 부탁하였고,
이에 따라 이종호씨가 가 김건희 여사를 연결고리로 하여 대통령에게 업무상과실치사 범죄 혐의가 인정되는 임성근 사단장에
관한 구명로비를 하였고 이에 대통령이 국방부장관에게 지시해 국방부장관은 7.30 결재를 뒤집고 7.31 이첩보류 지시를 하였다.’는
내용의 스토리를 만들고, 그러한 스토리를 사실로 국민들에게 인식시키려고 하는 듯합니다.
나. 하지만, 임성근 사단장이 오늘 새벽 배포한 입장문에 나오듯, 그러한 스토리는 각 사건이 발생한 시간 때문에 사실일 가능성이
없습니다. 이러한 스토리가 허위라는 점은 조만간 공수처가 이종호씨, A씨, 임성근 사단장의 통화 내역을 확인을 통해 바로 판단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 구체적인 취재 요청 사항
사안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항을 취재해 주십시오.
① B씨는 왜 8.9 이종호씨와 그런 통화를 하며 그런 내용의 발언을 유도하고 또 녹음까지 하였는지.
② B씨는 왜 이제 와서 그 통화 내용을 언론에 제보하고 공개하였는지.
③ B씨는 고객과의 비밀 준수의무가 있는 변호사인데, 잠재적 고객(실제로 사건을 수임한 적이 있는지는 알 수 없으므로)과의
대화 내용을 녹음하였다가 신고하고 공개하는 행위가 적법한 것인지.
④ 녹음내용을 공개하려면 이종호씨와 B씨의 통화 전체가 공개되어야 하는데, 왜 B씨나 언론은 일부만 나누어서 공개하는지
(대화 전체가 공개되어야 정확한 대화의 취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임성근 구명 로비설에 대한 임성근의 3차 입장문
(임성근 구명 로비설이 근거 없음을 뒷받침하는 추가 사실과 사정 제시)
1. 청와대 경호처 출신 A씨(언론이 임성근 사단장과 이종호씨를 매개한 사람으로 소개)는
2023. 7. 19.부터 2023. 8. 31.까지 임성근 사단장에게 전화하지 않은 사실을 오늘(2024. 7. 10.)
저녁 확인하였습니다(A씨가 통신사에서 통화내역발급받아 확인한 후 임사단장에게 통지함).
※ 임성근 사단장 또한 위 기간 A씨에게 전화를 건 사실이 없다는 점은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2. 임성근 사단장은 2023. 8. 25. 공식 절차를 밟아 인사권자에게 2차로 사의를 제출하였습니다
(1차 사의는 2023. 7. 28. 제출).
3. 일부 언론이 제기한 의혹처럼 임성근 사단장이 자리에 연연하거나 이종호씨가 임성근 사단장에게
3성장군이나 4성장군 진급을 운운하면서 사의를 만류하였다면, 국방부조사본부 재조사결과가
발표된 2023. 8. 21. 이후인 2023. 8. 25. 임성근 사단장이 재차 사의를 표명할 이유가 없습니다.
임사단장이 2차 사의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것은 누차 말씀드린 바와 같이 법적 책임유무와 무관하게
이를 통해 유족을 위로하고 해병1사단의 조속한 안정화의 계기를 마련하고, 아울러 부하들의 선처를
요청하기 위함이었습니다.
※ 국방부조사본부는 2023. 8. 21. 임성근 사단장을 경찰에 이첩하되, 해병대수사단과 달리 혐의자
명단에서 제외하였고, 이에 대해 일부 언론은 아직도 위와 같은 재조사 결과가 로비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경북경찰청은 지난 8일 임 전 사단장에 대해 '무혐의'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