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초월한다...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나온 '이것' 때문에 안전을 위협받는 작업자들

2024-07-08 09:56

관계자 “올해만 벌써 7차례 기계 수리...사고 날까 봐 불안해”

누군가 음식물 쓰레기통에 넣은 각종 이물질이 작업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전주리사이클링타운 음식물쓰레기 파쇄기에서 나온 이물질들. 가운데 푸른 구체는 볼링공이다. / 리사이클링타운
전주리사이클링타운 음식물쓰레기 파쇄기에서 나온 이물질들. 가운데 푸른 구체는 볼링공이다. / 리사이클링타운

볼링공, 아령, 양은 냄비, 부엌칼 등 철물점에서나 볼 법한 이물질이 나온 장소는 다름 아닌 음식물 쓰레기를 잘게 부수는 기계 안이다.

지난 7일 전주 리사이클링타운 운영업체는 최근 1년간 각종 이물질로 인해 음식물 파쇄·건조기가 25차례나 파손됐다고 밝혔다. 기계를 수리하는 데 든 비용은 무려 6억 1900만원이다.

수리비도 수리비지만 기계 근처에서 일하는 작업자의 안전은 더 걱정이다.

파쇄기는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하는 동물 뼈나 조개껍데기 등 웬만한 이물질은 문제없이 부술 수 있으나, 볼링공이나 아령 같은 왜 음식물 쓰레기 통에 들어있는지 알 수 없는 물체가 끼이면 속절없이 작동을 멈춘다.

이때 파쇄기에 걸린 이물질이 주변으로 튀거나 파쇄기 칼날이 부러지면 자칫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리 기간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지연되는 문제도 있다. 전주시의 모든 음식물 쓰레기는 이곳 리사이클링타운에서 처리하는데, 파쇄기가 고장 나면 다른 지역에 이 일을 맡기거나 기계가 고쳐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추가 비용 발생과 쓰레기 수거 기간이 늦춰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운영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이물질이 쓰레기에 섞여 들어왔는데 요새 유독 이런 일이 더 많아진 느낌이다"라며 "벌써 올해만 7번이나 기계를 수리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물질로 작업자가 크게 다친 적은 아직 없지만 식칼이나 파이프 같은 게 기계 안에서 나올 때마다 사고가 날까 봐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운영업체 측은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음식물류폐기물 전자태그(RFID) 기반 종량기 설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러 지자체에서 도입한 RFID 종량기는 무게를 자동 측정해 배출량에 따라 수수료를 부담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관계자는 "RFID 종량기를 도입하면 음식물 쓰레기통 이물질 투입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본다"며 "타지역에서도 종량기 보급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전주시도 이를 적극적으로 고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