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에서 1급 법정감염병 '야토병'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
중앙일보가 8일 단독 보도한 내용이다.
중앙일보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에서 1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야토병 의심 환자가 발생해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는 2006년 야토병이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된 이후 첫 번째 사례가 될 수 있다.
감염병 지정 전인 1996년 12월 경북 포항에서 야생 토끼 접촉으로 감염된 사례 이후, 현재까지 확진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 보건당국은 야토균 배양 검사 등 정확한 확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
질병관리청과 경기도 보건당국은 지난 6일 수원시 한 병원에 입원했던 20대 남성 A 씨의 야토균 배양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지난 7일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24일 집 근처 소곱창집에서 소 생간을 먹은 후 사흘 뒤 복통과 발열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고 29일에 입원했다.
초기 진단은 결장염이었으나, 혈액 검사 결과 야토균 양성 반응이 나타나 보건당국에 보고됐다. A 씨는 발열 증상이 사라져 지난 2일 퇴원한 상태다.
수원시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 중 야토병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보고를 받고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라며 “야토병은 사람 간 전파가 없지만, 환자의 체액 접촉을 주의해야 한다. 현재 의심 환자는 퇴원 후 최종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야토병은 프랜시셀라 툴라렌시스(Francisella tularensis)라는 병원균에 의해 발생한다. 들토끼, 다람쥐, 너구리 등 설치류나 개, 고양이에서 흡혈한 진드기, 모기 등을 통해 사람에게 전염된다. 병원균을 가진 야생동물의 사체를 만지거나 날것으로 섭취했을 때 감염될 수 있다.
특히 분말 형태로 폐에 감염될 경우 치명률이 60%에 달해 2010년 제1급 법정감염병 및 생물테러감염병으로 지정됐다.
잠복기는 일반적으로 2일에서 10일 사이지만 경우에 따라 3주까지 길어질 수 있다. 야토병 초기 증상은 보통 감염 후 3일에서 5일 이내에 나타나며 고열과 오한, 두통, 설사, 근육통과 관절통, 마른기침, 쇠약감 등이 주로 보고된다. 또한 임파선이 붓고 통증을 느끼는 증상도 자주 동반된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1996년 12월 경북 포항에서 야생 토끼를 요리하다 감염된 사례가 유일하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는 연간 약 50만 건이 발생하고, 1950년대 이전 미국에서는 매년 1000건이 보고됐다. 2019년 스웨덴에서는 골프장 주변에서 모기 매개로 약 979명이 감염된 사례가 있었다. 현재까지 사람 간 전파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앙일보에 “폐렴이나 혈액을 통해 감염될 경우 치명률이 30~60%에 이르지만, 진드기에 물려 피부로 감염된 경우 치명률은 약 8%”라며 “야토균은 생물 테러무기로 사용될 수 있어 1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야토병 의심 사례를 접수한 질병관리청은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지난 6일 혈청 검사를 의뢰했다. 최종 확진 판정에는 최소 5일이 소요된다고 전해졌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6건의 야토병 의심 사례가 있었으나 모두 음성으로 판명됐다”며 “만에 하나 이번에 양성 확진이 나올 경우, 감염 경로를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