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나라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한국만 여성들이... 당황스러운 결과 나왔다

2024-07-07 09:47

“한국여성 10명 중 2명 성적 이미지 유포 협박 피해"
"유일하게 여성이 더 많은 피해를 본 나라가 한국"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성적 이미지 유포 협박에 대한 글로벌 규모 연구를 벌인 결과, 한국 여성들이 5명 중 1명 꼴로 피해를 당하는 등 다른 국가 여성들보다 착취 피해를 많이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니콜라 헨리 호주 로열 멜버른공대(RMIT) 교수와 레베카 움바흐 구글 시니어 연구원이 최근 국제 학술지 '인간 행동과 컴퓨터'에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섹스토션'으로 불리는 성적 이미지 유포 협박은 행동적 또는 금전적 요구를 따르지 않을 경우 피해자의 사적인 사진이나 영상을 공유하겠다고 위협하는 이미지 기반 성적 학대의 한 형태다. 성적인 행위를 촬영 및 녹화하게 하고 이를 대중에게 공개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갈취하는 범죄다.

연구진은 구글과 협력해 주도한 이 연구에서 호주, 북미와 중미, 유럽,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성인 1만 6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섹스토션' 경험이 있는지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14.5%가 피해자라고 답했고, 4.8%는 가해자라고 인정했다.

가장 흔한 가해자 유형은 현재 연인이나 전 연인이었지만, 남성의 경우 여성과 비교해 동료나 간병인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응답이 많았다.

피해는 미국, 호주, 멕시코, 한국에서 가장 흔했고, 조사 대상에 포함된 유럽 국가에서는 가장 적었다.

가해 행위는 한국에서 가장 흔했고, 그다음이 호주와 미국이었다. 벨기에, 네덜란드, 폴란드, 스페인에서는 많지 않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성이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더 높지만 성범죄 피해자가 될 위험도 약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나라들의 경우 주로 남성이 피해를 당한 데 반해 한국만 유일하게 여성이 더 많은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으며 피해를 본 여성이 가해자인 비율도 높았다. 대부분 국가에서는 '섹스토션'이 젊은 남성을 표적으로 삼아 돈을 갈취하려는 경우가 많아 남성의 피해 비율이 높은 데 반해 한국만 유일하게 여성이 피해를 본 비율이 높았다.

한국에서는 여성 19.1%가 피해를 봤다고 보고해 비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남성의 비율은 9.4%로 네덜란드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특이하게도 한국은 가해했다고 답한 여성의 비율도 16.3%나 됐다. 1.1~5.3% 수준인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매우 높은 비율이다. 실제로 한국 여성은 피해와 가해 경험을 모두 겪은 비율이 15.2%로 가장 높았다.

연구진은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한국에서 이미지 기반 성 학대가 매우 만연한 것이 한 이유로 보인다고 밝혔다.

헨리 교수는 유포 위협을 받은 일부가 가해자의 이미지도 퍼뜨리겠다고 위협하며 똑같이 보복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