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운전 vs 운전 경력 15년 이상... 누가 더 사고 많이 내는지 알아봤더니 '대반전'

2024-07-07 09:09

초보가 사고 많이 낼 것이라는 통념과 전혀 다른 통계 결과

운전 자료사진. / 픽사베이
운전 자료사진. / 픽사베이
운전 경력 15년 이상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가장 많이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초보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많이 낼 것이라는 통념에 배치되는 결과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의 통계를 분석했더니 지난 5년간(2019∼2023년) 국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한 해 평균 20만7503건이고 이 중 면허를 취득한 지 15년 이상인 운전자가 일으킨 사고는가 연평균 12만5718건으로 전체의 60.6%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연합뉴스가 7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들이 일으킨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역시 전체 사고 사망자의 60.9%에 달했다.

반면 면허를 딴 지 1년이 안 된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전체의 2.5%로 연평균 5228건에 불과했다. 운전 경력 1년 미만 운전자 수가 15년 이상인 사람보다 훨씬 적다는 점을 고려해도 이 같은 수치는 통념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면허 취득 5년 미만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11.0%, 5년 이상 10년 미만은 11.6%, 10년 이상 15년 미만은 9.9% 수준이었다.

이 기간 가해 운전자의 67.0%는 1종 면허 보유자였다.

전문가들은 운전 실력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과 그에 따른 부주의를 베테랑 운전자의 사고 비중이 높은 이유로 짚었다.

최재원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연합뉴스에 "운전 경력 15년 이상 된 이들은 대부분 사회 활동을 활발히 하며 출퇴근 등에 차를 많이 이용한다"며 "운전에 익숙해지고 법규를 잘 안다고 생각해 부주의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75세 미만 운전자의 경우에도 면허증 갱신 시 정기 교통안전교육을 듣게 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밤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인도로 돌진해 9명의 사망자를 낸 사고 운전자는 운전경력이 40여 년인 68세 남성이다.

해외의 경우에도 비슷하다. 미국 교통사고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운전 경력 10년 이상인 운전자가 가해자인 사고는 전체 사고의 57%를 차지했다. 이와 달리 면허 취득 1년 미만 운전자가 낸 사고는 3%에 불과했다. 영국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보인다. 2019년 통계에 따르면 운전 경력 10년 이상의 운전자가 낸 사고는 전체의 54%를 차지한 데 반해 면허 취득 1년 미만 운전자가 낸 사고는 4%에 그쳤다.

이러한 통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운전 경력이 쌓이면서 생기는 자신감이 사고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임을 시사한다. 베테랑 운전자들에게도 지속적인 교통안전교육과 법규 숙지가 필요한 셈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