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지동원이 국가대표팀 새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는 거스 포옛 감독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포옛과 다비트 바그너 감독이 유력한 후보로 급부상 중이다.
대한축구협회(KFA)가 새로운 축구대표팀 사령탑 선임을 위해 포옛 전 그리스 국가대표팀 감독과 다비트 바그너 전 노리치 시티(잉글랜드) 감독을 최종 후보로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옛, 바그너 등 새 감독 협상을 위해 유럽 출장길에 올랐던 이임생 KFA 기술총괄이사도 5일 귀국 했다.
주목되는 점은 두 후보 감독 모두 한국 선수들과의 인연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포옛 감독은 현역 시절 레알 사라고사, 첼시, 토트넘 등에서 활약했고, 감독으로도 브라이턴, 선덜랜드, 아테네, 상하이 선화 등을 지휘했다. 특히 선덜랜드 시절 기성용과 지동원을 지도했던 경험이 있다.
이런 가운데 수원 FC 스트라이커 지동원이 포옛 감독을 향해 뜻밖의 말을 꺼냈다.
5일 울산 HD FC 전에 선발 출전해 62분간 그라운드를 누빈 지동원은 인터뷰를 통해 "선수마다 감독을 평가하는 기준이 다르다. 나는 포옛 감독과 4~5개월 함께했다. 기성용이 한 시즌 정도를 온전히 소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성용과 내가 생각하는 포옛 감독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좋은 감독이니 축구협회에서도 차기 감독 후보에 올리고 면담도 진행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 지동원에게 포옛 감독과 함께 했던 시간은 좋은 추억은 아닐 것이다. 지난 2013년 선덜랜드 시절 기성용과 지동원은 동료로는 한 팀 소속이지만 포옛 감독 체제에서의 대우는 180도 달랐다.
기성용은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은 반면, 지동원에게는 기회조차 주고 있지 않았다. 당시 임대 영입한 기성용은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했고 "새로운 옵션이 생겼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반면 지동원은 도르트문트가 영입 제의를 했지만, 포옛 감독은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 출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사실상 포기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는 두 선수가 같은 팀 동료임에도 불구하고, 감독의 눈에 비친 평가가 180도 다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해외파 선수들의 경우 감독과의 소통과 신뢰 관계가 매우 중요한데, 지동원의 경우 아쉽게 그 기회를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월드컵을 앞둔 상황에서 안정적인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지동원에게 포옛 감독은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
축구 협회는 포옛 감독에 대해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있어 큰 장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실제 계약까지 여러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지켜봐야겠지만 향후 대표팀 지휘 시 한국 선수 경험이 소통과 전력 운영에 유리할지는 미지수다.
한편 2012~2013 시즌 아우크스부르크에 임대된 지동원은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영입 제안을 받았으나, 선더랜드의 강력한 요청으로 다시 팀에 합류했다.
시즌 초반 파올로 디 카니오 감독 아래 출전 기회를 받았지만, 이후 포옛 감독이 부임하면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결국 겨울 이적 시장에서 다시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했다.
이후 유럽 무대를 마치고 K리그로 복귀한 지동원은 올 시즌 수원 FC에서 19경기 출전해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국내 복귀 후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