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개봉 중인 이 영화를 볼 땐 제발 팝콘 좀 먹지 마세요”

2024-07-05 15:10

“나치 독일 만행 소재 영화, 팝콘 먹으며 보고 싶나”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 영화 수입사 '찬란'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 영화 수입사 '찬란'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으며 관람했다간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느낄 수도 있는 개봉 영화가 있다. 극장가에 작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예술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다.

최근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리뷰에 '이 영화를 보실 땐 제발 팝콘을 드시지 말아 주세요'라는 한 관객의 호소문이 올라왔다.

이 영화를 보러 갔다는 글쓴이 A 씨는 "하필이면 제 옆자리 분이 팝콘에 콜라를 드시고 계시더라"며 "수많은 유대인이 아우슈비츠 가스실에서 처참하게 학살당한 나치 독일의 만행을 소재로 한 영화를 팝콘을 먹으면서 보고 싶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 영화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장 가족의 사택 담장 너머로 매일 들려오는 희생자들의 절규와 비명이 핵심이다"며 "시상식에서 음향상까지 수상할 정도로 사운드에 집중해서 감상해야 하는 영화인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팝콘을 깨작깨작"이라고 개탄했다.

영화관에서 팝콘과 콜라를 먹고 마시는 관객들. / Zoriana Zaitseva-shutterstock.com
영화관에서 팝콘과 콜라를 먹고 마시는 관객들. / Zoriana Zaitseva-shutterstock.com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 소재다. 아우슈비츠수용소 소장 루돌프 회스(크리스티안 프리델) 가족이 수용소 바로 옆 사택에서 평화롭고 안락한 삶을 구가하는 모습을 주로 보여주며 악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핀다. 여느 홀로코스트 영화들과 달리 학살 장면을 보여주지 않아 역설적으로 만행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A 씨는 "저도 '범죄도시'나 '인사이드 아웃' 같은 영화 볼 땐 팝콘 먹는다. 그런데 '존 오브 인터레스트' 볼 때만큼은 제발 팝콘은 드시지 말아달라"며 "예술영화를 사랑하는 시네필(영화광)의 한 사람으로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를 제대로 온전히 감상하시고 싶은 분들은 CGV나 메가박스 같은 멀티플렉스 말고 팝콘과 콜라가 반입이 안 되는 예술영화 전용관에서 관람하시길 추천드린다"고 조언했다.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팝콘 먹는 거까지 뭐라 하네", "시끄럽게 하지 말라는 건 이해되는데 팝콘을 먹지 말라?", "영화에 감정이입 그 정도로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거 자체가 오버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범죄도시' 볼 때 팝콘 먹지 마세요. 실화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고요"라고 비꼬는 댓글도 있었다.

한편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홀로코스트 소재 영화로 예상 밖 흥행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5일 개봉해 4일까지 끌어모은 관객은 16만여명으로, 올해 개봉한 예술영화 중 최고치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극장 관객이 급감한 상황에서 예술영화 시장은 되살아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