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청역 대형 교통사고 가해자의 음주 측정이 사고 발생 직후가 아닌 97분 뒤에야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저녁 서울 중구 시청역 부근에서 60대 남성이 몰던 차가 인도로 돌진해 최소 13명 사상자가 발생, 경찰들이 출입 통제를 하고 있다. / 뉴스1](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407/05/img_20240705072151_a12d2cad.webp)
지난 1일 오후 9시 30분께 시청역 대참사 가해자(68)의 음주 측정이 사고가 발생한 지 97분 뒤 이뤄졌다고 조선일보가 5일 단독 보도했다.
경찰은 사고 직후 "현장에서 음주 측정을 한 결과 음성이 나왔다"라고 밝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매체에 따르면 경찰은 사고 97분 뒤인 오후 11시 3분, 가해자가 갈비뼈 통증을 호소해 서울대병원에 입원하게 한 뒤에야 음주 측정을 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죽는 듯한' 고통을 호소해 위독하다고 판단했다"라며 "갈비뼈 골절로 숨도 못 쉬는 상황이라서 도저히 음주 측정기를 볼 수가 없었다"라고 매체에 설명했다.
하지만 가해자는 사고 19분 뒤인 오후 9시 45분부터 자신이 근무하는 버스 회사 동료와 두 차례나 전화했다. 통화에서 그는 "형, 이거 급발진이야" 등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출동한 경찰관이 피의자가 그사이 통화를 했는지 알 수가 없다"라며 "우리가 의사는 아니지 않나"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피의자가 사고 직전 방문한 호텔 내 감시 카메라를 통해 그의 동선과 음주 여부도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음주 측정은 반드시 사고 직후 해야만 신뢰성이 보장된다. 음주 사고 직후 도주하거나 측정 거부를 할 경우 시간이 지나며 혈중알코올농도가 낮아진다. 이에 따라 가해자가 객관적으로 음주 측정이 불가능한 상태였는지 회사 동료와 통화 녹음 등 추가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청역 인근에서 13명의 사상자를 낸 60대 운전자가 입원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진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관할 파출소 경찰관이 순찰을 하고 있다. / 뉴스1](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407/05/img_20240705072205_029dd472.webp)
앞서 경찰은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입장을 번복해 부실 수사 지적을 받았다. 경찰은 "마지막 사고 지점, 마지막 정지 지점에서 스키드 마크를 확인했다"라고 해놓고 회견 종료 30분 뒤 스키드 마크가 아닌 기름 자국이었다고 번복했다. 급발진 여부를 가릴 수 있는 결정적 단서를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발표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