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년간 절벽에 박혀있던 전설의 검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2024-07-04 16:14

프랑스판 엑스칼리버라고 불리던 검 '뒤랑달'

13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절벽에 박힌 채 보관돼 '프랑스판 엑스칼리버'라고 불리던 검 '뒤랑달'이 사라져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300여년간 절벽에 박혀있던 전설의 검 '뒤랑달' / 엑스(구 트위터) 캡처
1300여년간 절벽에 박혀있던 전설의 검 '뒤랑달' / 엑스(구 트위터) 캡처

3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프랑스 남서부 옥시타니 광역주 로트 지역의 로카마두르에서 절벽 10m 높이에 박혀 있던 녹슬고 오래된 검 한 자루가 사라졌다.

뒤랑달로 불려온 이 검은 1300여년간 절벽에 박힌 채 마을의 상징이자 관광 포인트가 된 물건이다. 현지 경찰은 검이 누군가에게 도난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뒤랑달은 중세 유럽의 서사시 '롤랑의 노래'에 등장하는 보검이다. 샤를마뉴 전설에 등장하는 12기사의 수좌 롤랑이 가지고 있었다는 검으로 유명하다. 이 검은 프랑스의 왕 샤를마뉴가 천사로부터 받아 롤랑에게 넘겨줬고, 단 한 번에 바위를 가를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진 물건으로 묘사된다.

로카마두르에서는 뒤랑달이 지역 교회에 보관돼 있었다는 전설과 함께 롤랑이 그를 시기한 의부 가늘롱의 계략으로 사라센과 전투를 벌이다 장렬히 전사하던 순간 던진 검이 절벽을 가르고 박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다만 현지 당국은 이 검이 복제품일 뿐, 진짜 뒤랑달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로카마두르에는 매년 많은 관광객이 뒤랑달을 보기 위해 방문했다.

현지 주민들은 마을의 상징이었던 검이 사라져 큰 충격에 빠졌다. 도미니크 렌팡 로카마두르 시장은 "주민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마을의 일부를 도둑맞은 기분"이라며 "비록 전설이라 해도 마을과 뒤랑달의 운명은 서로 얽혀 있다. 지난 수 세기 동안 마을의 일부로 존재했던 검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