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한 육군 부대에서 20대 병장이 발가락이 부러진 채 한 달간 복무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의 아버지는 복무 중인 아들이 군대에서 다쳤는데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A(20대) 병장은 군대 체육대회에서 부대 대표로 참가해 씨름 등을 하다가 발가락을 다쳤다. A 병장은 홍천에 있는 국군병원에서 엑스선 촬영까지 했지만, 군의관은 이를 탈구로 진단해 진통제 등만 처방했다.
그러나 A 병장은 발가락에서 계속 심한 통증을 느꼈다. 부대에 이 사실을 알린 A 병장은 국군홍천병원에 지난 5월 23일과 31일, 지난달 7일 세 차례 방문했다. 하지만 매번 돌아온 병원 측 소견은 탈구였다.
A 병장의 아버지는 "극심한 통증을 느낀 아들이 서울에 있는 국군수도병원에 예약해 가기도 했다"며 "그러나 환자가 많다는 이유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고 말했다.
결국 휴가를 앞둔 A 병장은 국군홍천병원에 "민간 병원에 가보겠다"며 소견서를 요청했다.
지난달 24일 A 병장은 고향인 부산에 방문해 병원으로 향했다. 경과는 단순 탈구가 아닌 새끼발가락 골절이었다.
A 병장의 아버지는 "민간병원 검사 결과 인대가 완전히 파열됐고 부러진 뼛조각도 보였다"며 "의사가 이런 상태로 어떻게 한 달 동안 복무했냐며 놀라더라"고 말했다.
A 병장은 전치 6주를 진단받고 다음 날 바로 수술에 들어갔다. 인대와 뼈를 고정하기 위해 철심을 박는 수술이었다. 수술비를 포함해 300만원가량 치료비가 나왔다.
A 병장은 이 사실을 부대에 알렸지만, 군 측은 치료비 일부만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A 병장은 치료로 인한 휴가 연장도 10일밖에 받지 못해 오는 13일 부대에 복귀한다.
A 병장의 아버지는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수술비가 300만원에 달하는 수술을 한 건데 지원도 제대로 못 해준다니 황당하다"며 "형편도 그리 좋지 않아 더 막막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군의관 3명이 탈구라는 동일한 진단을 내렸고 발가락 보호대ㆍ테이핑ㆍ경구약ㆍ물리치료 등 치료책을 처방했다"며 "오진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A 병장은 군 병원 진료가 가능한데도 본인 의사에 따라 민간병원을 방문한 '민간병원 진료비 지원사업' 대상에 해당하기 때문에 치료비를 정해진 비율에 따라 일정 금액 환급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