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어린이집 향해 돌진했다

2024-07-04 09:27

고령 운전자가 몰던 차량 잇달아 사고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는 68세의 고령이었다.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난 지 며칠 안 됐는데 어제(3일) 오후 7시 반쯤 비슷한 사고가 또 발생했다. 이번에는 7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서울 강남구 율현동 한 골목길에서 어린이집 건물로 돌진했다.

경찰 로고 자료 사진(기사와 관련 없음) / 뉴스1
경찰 로고 자료 사진(기사와 관련 없음) / 뉴스1

사고 현장 바닥에는 '스키드마크' 즉 타이어가 미끄러진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 이날 사고로 70대 남성 운전자는 중상을 입었다. 동승자였던 배우자 70대 여성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 당시 어린이집 내부는 비어있었다. 늦은 시간이라 어린이들이 모두 귀가한 상태였다. 골목에도 사람이 없어 추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음주 운전은 아니라고 밝혔다. 운전자가 치료를 마치는 대로 차량 블랙박스와 CCTV를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번 사고의 원인 파악까지는 충분한 조사가 필요하지만, 최근 고령 운전자의 부주의 또는 운전 미숙으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맞물려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발생이 늘어나면서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운전자가 가해자인 교통사고는 3만 9614건으로 3년 연속 증가했다. 전체 교통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0%로 1년 전보다 늘었다.

정부는 만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운전면허 갱신 주기를 3년으로 단축하고, 면허 갱신 시 인지능력 검사와 교통안전교육을 의무화했다. 만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도 교통안전교육 대상이다.

지자체 차원에서도 운전면허 반납 고령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실제 반납률은 매년 2%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운전 능력이 저하된 고위험군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조건부 면허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만큼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추진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home 김태성 기자 taesung112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