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사고, 가해 차량 멈춘 곳에서 '이것' 발견” 오늘(3일)자 경찰 발표

2024-07-03 16:02

9명 목숨 앗아간 시청역 사고

16명의 사상자를 낸 시청역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현장에서 사고 원인을 규명할 단서를 찾아냈다.

정밀조사 위해 옮겨지는 시청역 인도 돌진 사고 가해 차량 / 뉴스1
정밀조사 위해 옮겨지는 시청역 인도 돌진 사고 가해 차량 / 뉴스1

정용우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3일 남대문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마지막 사고가 발생한 정차 지점에서 스키드마크가 남아 있는 걸 확보했다"며 "기본적으로 스키드마크는 제동장치가 작동했을 때 남는다"고 설명했다.

스키드마크란 자동차 타이어가 노면과 마찰하면서 생기는 자국이다. 가해 차량 운전자가 사고 직후 "브레이크가 들지 않았다"며 급발진을 주장한 만큼, 제동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가 이번 사고 원인 규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차량에 동승 중이었던 운전자 아내 역시 지난 2일 경찰조사에서 "제동장치가 안 들은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가해 차량 차체와 내부 블랙박스 영상,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사고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또 사고기록장치(EDR)에서 추출한 자료와 사고 차량과 충돌한 차량 두 대(BMW·쏘나타)의 블랙박스도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분석을 요청했다.

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가해 차량 EDR을 분석한 경찰은 A 씨가 사고 직전 가속페달(액셀)을 강하게 밟은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의 EDR, 영상 사고기록장치에 남은 전자 기록을 토대로 볼 때 사고 직전 가속페달을 90% 이상 강도로 밟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주변 CCTV 분석 결과 사고 차량의 보조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아 사고 당시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국과수의 정밀 감식 결과에 따라 급발진 여부를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 사고기록장치 정밀 분석에는 통상 한 달~두 달 정도가 소요될 예정이다.

운전자 A 씨는 현재 갈비뼈 골절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치료를 마치는 대로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유족과 피해자를 위해 피해자 전담 경찰관 제도를 운용 중이라며 "유가족이 느끼는 슬픔과 상실감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위로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1일 오후 9시 28분쯤,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60대 운전자 A 씨가 몰던 제네시스 G80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 A 씨는 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나와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해 다수 보행자와 BMW, 쏘나타 등 차량 2대를 연달아 친 것으로 조사됐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