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사고] 뺑소니로 시력 잃었던 공무원, 할머니 생신날 숨진 손자

2024-07-02 22:10

시청역 사고 피해자들의 가슴 아픈 사연

시청역 사고 피해자의 사연이 눈시울을 적신다.

2일 JTBC 뉴스룸은 52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고 김인병 씨 사연을 전했다.

김 씨는 지난 1일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발생한 교통 사고로 숨졌다.

그는 서울시청 시설팀장이었다. 중학교 때 뺑소니 사고로 한쪽 시력을 잃었지만, 서울시 9급 세무 공무원으로 성실하게 살아왔다.

고 김인병 씨 / 유튜브 'JTBC News'
고 김인병 씨 / 유튜브 'JTBC News'

김 씨는 방송에도 나올 정도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5급 사무관으로 승진도 했다. 가족들은 그런 그를 자랑스러워하며 방송 캡처 화면을 휴대전화에 저장해 다녔다.

고인의 친형 김윤병 씨는 "눈도 한쪽이 실명이고 팔도 한 짝 못 쓰고 그런데도 극복을 잘하고 그걸 부끄러워하지 않고 너무 잘했다"라고 전했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했던 고 김인병 씨 /    유튜브 'JTBC News'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했던 고 김인병 씨 / 유튜브 'JTBC News'

사고가 났던 때는 김 씨의 팀이 '이달의 우수 팀'으로 선정돼 동료들과 식사를 하고 또 일을 하러 사무실로 가던 참이었다.

하지만 그 길이 김 씨의 마지막이 됐다.

뉴스룸은 사고 당시 김 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던 서울시 공무원 30살 윤 모 씨 이야기도 전했다.

윤 씨는 할머니와 자주 시간을 보내던 애틋한 손자였다.

사고 날은 할머니의 생신날이었다. 윤 씨는 응급실에서 발가락을 움직였다고 한다. 하지만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사고 현장에 놓인 추모 글귀 / 뉴스1
사고 현장에 놓인 추모 글귀 / 뉴스1

가족들은 윤 씨의 죽음을 차마 할머니에게 알릴 수 없어 고민하다 2일 아침에야 소식을 전했다.

한편 경찰은 사고 차량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고 자세한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아직 운전자의 일방적인 주장일뿐"이라며 섣부른 추측을 경계했다.

이번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6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사망자 중에는 앞서 언급한 김 씨와 윤 씨 외에도 신한은행 직원들, 모 병원 근무자들도 있었다. 2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직원 유족들을 위로했고,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직원들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객들을 맞았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