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갈등이 9명의 목숨 날린 듯”...시청역 교통사고 루머에 공포감 확산

2024-07-02 20:05

시청역 교통사고와 관련해 근거 없는 루머가 온라인상에서 퍼져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의 운전자가 40년 경력의 버스기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해당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사고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밤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 사고현장에서 퇴근길 한 시민이 헌화하고 있다. 이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4명(중상 1명·경상 3명)이 다쳤다. 사망자 9명 중 6명은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3명은 병원 이송 도중 숨졌다. / 뉴스1
지난 밤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 사고현장에서 퇴근길 한 시민이 헌화하고 있다. 이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4명(중상 1명·경상 3명)이 다쳤다. 사망자 9명 중 6명은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3명은 병원 이송 도중 숨졌다. / 뉴스1

정용우 서울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2일 기자단 브리핑에서 "사망 사고를 발생시킨 운전자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정 과장은 "향후 면밀한 사실관계 확인 등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겠다"면서 "사건을 진행하면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다각도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서울 시청역 근처 교차로에서 2일 경찰이 완전히 파손된 차량의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전날 발생한 시청역 사고 차랑 가해 운전자 차모(68)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서울 시청역 근처 교차로에서 2일 경찰이 완전히 파손된 차량의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전날 발생한 시청역 사고 차랑 가해 운전자 차모(68)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현재 A씨는 갈비뼈 골절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다. A씨는 경기도 안산 소재 버스회사에 소속된 시내버스 기사로, 40여년 운전 경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건관계인과 목격자 진술, 폐쇄회로(CC)TV 및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사고 당시 상황과 가해 차량의 동선을 재구성하고 있다. 사고 당일인 지난 1일 A씨 부부는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A씨 처남(아내 친오빠)의 칠순 잔치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가 탄 차량은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와 한화빌딩 뒤편의 일방통행 도로인 세종대로18길을 역주행하다가 가드레일과 인도의 행인을 들이받은 뒤 BMW, 쏘나타 차량을 추돌했다.

이 과정에서 9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사망자 9명 중 6명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사망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오후 일부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사고 원인과 관련해 근거 없는 루머가 전파되자 경찰 측은 "사실무근이다"라고 밝혔다.

해당 지라시에는 "시청 9명 사망사고 원인이 나왔다. 부부가 호텔 출구에서부터 싸우는 내용이 블랙박스에 그대로 녹음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사고가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했다는 점과 40년 경력의 버스기사였던 운전자 A씨의 행동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면서, 근거 없는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 일반적인 급발진 사고와 달리 차량이 추돌 후 스스로 멈췄다는 점도 의혹을 낳고 있다.

도심 한복판에서 이런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40년 이상의 운전 경력을 가진 버스기사였던 A씨가 실수로 오작동했다고 보기에는 의문이 든다. 반대로 A씨의 주장대로 급발진이 일어났다고 보기에도 미심쩍은 점이 많다.

특히 일반적인 급발진 사고와 달리, 차량이 추돌 후에도 스스로 제어되어 멈췄다는 점은 사고 경위에 대한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근거 없는 루머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사건 관계인 진술과 CCTV,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규명하고, 운전자 A씨의 행위와 차량 제어 능력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사고의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한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