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미처 우산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난처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 시민이 주인이 안 보이는 우산을 가져갔다가 처벌받게 될 위기에 놓였다.
1일 부산·경남 민방 KNN에 따르면 A 씨는 황당한 상황을 맞닥뜨렸다며 사연을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개했다.
비가 오는 어느 날 우산을 챙기지 않은 A 씨는 건물 내부 승강기 옆에 우산 하나가 놓여진 것을 보게 됐다. 허름한 모양을 보아 누군가 버리고 갔다고 생각해 그 우산을 쓰고 집에 갔다.
그런데 며칠 뒤 경찰로부터 우산 절도로 신고가 들어왔다는 연락을 받게 됐다.
신고자는 젊은 남성으로, 경찰서에 "고가의 우산을 잃어버렸다"는 신고를 한 거였다.
A 씨는 곧장 우산을 갖고 경찰서로 향했고, 경찰은 "고가의 우산 같진 않다"며 웃어넘겼다.
그러나 문제는 신고자인 남성으로부터 금전적 보상을 해달라는 연락이 왔다는 것.
그는 우산이 버려져 있었다는 걸 이해할 수 없다며 명백한 절도라고 주장했다. A 씨가 가져간 우산은 옛 친구가 선물해 준 것이어서 충격이 굉장히 컸다고 압박했다. 정신적으로 트라우마까지 입게 됐다는 설명이었다.
이 일로 신경증으로 정신과에 가게 되면 절도죄와 더불어 피해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고 겁을 준 그는 A 씨에게 300만원의 금전적 보상을 요구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A 씨 호소에 누리꾼들은 "암튼 남의 물건은 콩 한 쪽도 손대지 말자", "주변에도 우산 잃어버려 신고하고 합의금 50만원 받은 사람이 있다", "우산 하나로 별일이 다 있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본격적으로 접어든 여름 장마철에는 비가 예고돼 있지 않아도 갑작스럽게 소나기가 내릴 수 있다. 이러한 때 별 생각 없이 우산꽂이에 있는 아무 우산을 집어들고 가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잠깐 쓰고 말 것인데 굳이 우산을 사야 하나 싶은 마음에 타인이 소지하는 우산을 스스럼없이 들고 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돌려놓는 것을 깜빡하고 시간이 흘러 주인이 발견해 절도죄로 신고하면 절도죄가 성립돼 처벌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절도죄 혐의가 인정되면 형법 제329조에 따라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따라서 너무 급한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우산을 가져갈 수밖에 없었다면 가급적 빨리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 경우는 불법영득의사가 없는 '사용절도'에 해당돼 절도죄로 처벌되진 않는다. 사용절도란 타인의 재물을 일시적으로 사용한 후에 소유자에게 반환하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