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임은 제가...우리 팀은 억울” 동탄 화장실 사건, 한 경찰이 호소

2024-07-01 21:25

여청 수사팀 소속 경찰이 자신의 팀은 관련 없다며 해명

경찰이 무죄 추정의 원칙을 어기고 강압수사를 했다는 논란을 불러왔던 동탄 헬스장 화장실 성범죄 사건에 대해 동탄 경찰서 소속 한 경찰이 사건과 관련이 없음에도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화성동탄경찰서. /  뉴스1
화성동탄경찰서. / 뉴스1

1일 화성동탄경찰서 여성 청소년계 수사팀장 강 모 경감이 자신의 블로그에 "화성 동탄 경찰서 여청수사팀장 강OO 경감입니다. 이번 일로 피해 입은 20대 남성 피해자 분들을 비롯해 국민분들께 사죄의 말씀부터 올립니다"라고 운을 뗐다.

강 경감은 수만 번 고민하다 글을 쓴다며, 자신의 팀원들과 가족, 자녀들이 너무 상처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경감은 현재 동탄경찰서에 여청계 강력팀과 여청계 수사팀이 있다며, 이 두 팀은 사무실도 다르고 업무도 다르다고 했다. '헬스장 성범죄 사건'의 경우 접수 당시 성명 불상의 성범죄 사건이라 여청계 강력팀이 맡았는데, 동탄 경찰서 홈페이지 조직도에 여청 강력팀이 표시되지 않아 여청 수사팀이 모든 책임을 억울하게 뒤집어썼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청 강력팀이 동료들에게 비겁하게 숨어있는데, 성범죄 사건으로 무고 피해를 입은 남성 분께 간 피해 통지가 '여청수사1팀' 명의로 갔다는 말을 듣고 팀원들은 한참을 울었다"라며 "그 날 이후 저희 팀원들의 신상이 모두 털리고 사이버 테러 행위를 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강 경감은 자신의 팀이 전국 1위를 특진한 부분에 대해 강압수사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해명했다.

강 경감은 동탄이 신도시라 인구가 많아 접수 사건이 많았으며, 수사팀은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사 과오나 민원이 생기면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압수사 등이 발견된다면, 팀장의 책임이므로 모든 징계와 비난은 제가 받겠다. 저희 팀원을 상대로 한 사이버 테러 행위는 멈춰달라"고 강조했다.

또 강 경감은 팀원 중 1명이 조부모 장례식으로 상중인데도 사건으로 인해 온갖 욕설을 감당한 것도 모자라 어린 자녀들까지 피해를 오롯이 감당했다며 "강압수사 피해는 없어져야 하며, 이 일로 인해 성범죄 수사 또한 위축되서 안된다"며 "다른 사람들이 오인되어 고통받는 일 또한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 경감은 "만약 저희 팀에서 강압수사가 나온다면 어떤 처분이든 달게 받고, 그 비난 또한 제가 받겠다"라며 "비난 기사에 저희 팀 실명을 그대로 실은 언론기사를 비롯해 각종 커뮤니티, 게시글, 댓글 등을 통한 사이버 테러에는 민, 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며 말을 마쳤다.

최근 20대 남성 A씨는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이 성추행범으로 몰려 동탄경찰서에서 무리한 수사를 받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그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 헬스장 옆 관리사무소 화장실을 사용했는데 다음날 동탄경찰서의 수사관들이 A씨를 찾아왔다.

A씨를 찾은 화성동탄경찰서 소속 경찰들은 “50대 여성 B씨가 여자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들어와서 엿봤다는 내용으로 신고했다”며 “CCTV 확인해보니까 본인(B씨)이 확인됐다”고 언급했다.

A씨는 “여자 화장실에 들어간 적 없다”고 항변했지만 경찰은 반말을 섞어가며 “떳떳하면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된다”라는 등의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논란 속 A씨를 신고했던 여성 B씨는 동탄경찰서를 찾아 “허위 신고를 했다”고 자백했고, 경찰은 누명을 쓴 A씨에 대한 입건을 취소했다.

이후 화성동탄경찰서는 1일 50대 여성 A 씨를 무고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