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된 손웅정 감독 측과 고소인 간의 협상 녹취록이 공개되자 고소인 측이 억울하다고 반박했다.
디스패치는 지난 28일 손 감독에게 아동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학생의 부친 A씨가 손 감독 측 이사 겸 변호사와 나눈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에서 A씨는 사회적 물의를 빚고 '억대 합의금'을 물어낸 유명인들의 사례를 언급하며 5억 원을 요구했다. 그는 "아이한테 보장할 수 있는 금액은 1500만 원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을 나도 안다. 그런데 (지금은) 특이상황"이라며 "손웅정 감독님과 손흥윤(손흥민 친형)하고 다 껴 있는 것 아니냐. 이미지 실추랑 생각하면 5억 원 가치도 안 되느냐"라며 손 감독 측을 압박했다.
또 "언론사든 축구협회든 해서 아예 거기(SON아카데미) 자체를 없애버리고 싶은 마음"이라며 "언론 막고 축구도 계속하는데 5억이든 10억이든 돈이 아까우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전해 들은 손 감독은 피해 아동 측에 사과 의사와 잘못한 부분에 대한 처벌을 받겠다면서도 원칙을 벗어나는 합의금은 지불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카데미 측 문제가 손흥민과 엮이는 것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A씨 측은 처음에 제시한 5억 원의 합의금을 2억 원, 1억 5000만 원까지 조정하며 합의를 요구했지만 손 감독 측은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당 녹취록이 풀리자 A씨 측은 고액의 합의금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A씨는 이날 오전 SBS 모닝와이드 인터뷰에서 "집사람하고 저하고 지금 파렴치한, 돈 뜯어내려고 하는 그런 말도 안 되는 부모가 됐다"라며 "그런 것 때문에 억울하다"라고 호소했다.
A씨에 따르면 5억 원이라는 금액은 SON아카데미 코치 2명과 변호사가 찾아왔을 때 처음 거론됐다. A씨는 "손 감독 측이 처벌 불원서, 언론 비밀 보장, 대한축구협회에 징계를 요구하지 않는 조건으로 합의금 1500~2000만 원을 제시했다"라며 "바로 '됐다'라고 웃으면서 '얼마나 사람을 우습게 봤으면 단 한 명도 제대로 된 사과 없이 이런 조건을 달면서 합의를 하자고 하는 거냐'고 했다. 화가 나서 '그럼 5억 주시던가요'라는 얘기가 거기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손 감독과 코치 2명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A씨 측은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이던 3월 9일 코치가 아이의 허벅지 부위를 코너킥 봉으로 때려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혔다"라고 주장했다. 손 감독이 아이의 기본기 훈련을 지적하며 욕설했다고 하기도 했다.
이에 손 감독은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와 그 가족분들께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한다"라며 "다만 고소인의 주장은 진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 제 모든 것을 걸고 맹세컨대 아카데미 지도자들의 행동에 있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은 결코 없었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시대의 변화와 법에서 정하는 기준을 캐치하지 못하고 제 방식대로만 아이들을 지도한 점을 반성하고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훈련에 몰입할 수 있도록 또 다른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라고 반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