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 다가오면서 가정에서 냉장고와 냉동실을 점검하는 시기가 됐다. 특히 고춧가루를 '냉동실'에 보관하는 이들이 있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중요한 정보가 있다. 이는 유이약사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심혜란 약사가 최근 SNS에 관련 게시물을 올리며 널리 퍼진 내용이기도 하다.
심 약사는 냉동실은 상대적으로 습기가 많은 환경이라 고춧가루를 보관할 때 치명적인 '곰팡이'가 생길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 이 내용에 대해 자세히 한번 알아보자.
우선 고춧가루는 습기를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냉동실에 보관하면 수분을 흡수해 곰팡이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특히 페니실리움 같은 일부 곰팡이 종은 저온에서도 잘 자란다. 아스퍼질러스종에서 생성되는 '아플라톡신'은 강력한 발암 물질로, 간암을 유발하고 신장을 파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고춧가루 보관 시 곰팡이 발생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눈에 보기에 아무 이상 없어 보일지라도, 곰팡이 포자는 매우 작아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다. 미세 곰팡이는 눈에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색상이나 질감으로도 확인이 어렵다. 특히 일부 곰팡이 포자는 저온에서 휴면 상태로 생존하다가 조리 과정에서 온도가 상승하면 더욱 활발하게 활성화된다.
심 약사는 "아플라톡신은 강한 독성 물질로 간암의 주요 원인이 되고 신장도 망가트린다. 아이들에게는 성장 지연과 발달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며 "이 독소는 가정에서 가열로 제거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춧가루는 냉동실보다 밀폐 용기에 담아 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해서 약 10도 정도 되는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하면 곰팡이 발생을 더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지금 냉동실에 있는 건 버리시라"고 단호히 말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고춧가루와 건고추에 발생하는 주요 곰팡이는 아스퍼질러스(Aspergillus sp.)와 페니실리움(Penicillium sp.)이다. 이 곰팡이들은 습한 환경에서 쉽게 증식하며, 아플라톡신이나 오크라톡신 같은 곰팡이독소를 생성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고춧가루의 안전성은 원료나 저장 방식에 따라 결정돼 장기 보관 시 온도와 습도 변화에 유의해야 함을 강조했다.
고춧가루와 건고추는 수개월 이상 저장하면 온도와 습도에 따라 곰팡이 발생이 쉬워 적정 환경에서 저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온도와 습도에서 10개월 이상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곰팡이 발생이 가장 적은 온도는 건고추의 경우 0℃, 고춧가루는 10℃였으며, 습도는 69% 이하가 적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고춧가루를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냉동실에 고춧가루를 보관할 경우에는 습기를 줄이기 위해 밀폐된 용기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고춧가루는 한국 요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료인 만큼, 안전하게 보관해 맛과 건강을 모두 지켜 건강한 여름을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