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차려 받던 훈련병 사망, 국방부가 다급히 내놓은 '대책'

2024-06-27 20:23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지휘관 다수 참석한 회의

국방부가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에 대책을 발표했다.

27일 국방부는 김선호 차관 주관으로 '신병교육대 사고 관련 재발방지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엔 육·해·공군 참모총장과 해병대 부사령관 등 군 주요 지휘관들이 참석했다.

군기 훈련(얼차려)을 받다가 쓰러져 숨진 육군 훈련병의 영결식이 30일 오전 전남 나주 한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군기 훈련(얼차려)을 받다가 쓰러져 숨진 육군 훈련병의 영결식이 30일 오전 전남 나주 한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이날 도출된 결론은 앞으로는 훈련병에게 체력단련 방식의 군기훈련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일명 '얼차려'로 불리던 훈련 방식이다.

국방부는 이런 대책을 내게 된 이유에 대해 훈련병은 아직 체력이 충분히 단련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뜀걸음, 완전군장 상태에서 걷기 등 체력단련 종목을 제외하는 거라 설명했다.

또한 육군은 대대장급 이상 지휘관이 군기훈련을 승인할 수 있도록 지침을 바꿨다.

하지만 해군과 공군은 현행 지침을 유지한다. 인력구조 문제로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국방부가 이런 대책을 내게 된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3일 육군 12사단에서 있었던 사망 사건이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역광장에 마련된 지난달 육군 신병교육대에서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 숨진 훈련병의 시민 추모 분향소에서 한 추모객이 추모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다. / 뉴스1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역광장에 마련된 지난달 육군 신병교육대에서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 숨진 훈련병의 시민 추모 분향소에서 한 추모객이 추모 메시지를 작성하고 있다. / 뉴스1

만 19살이었던 훈련병 A씨는 군기훈련을 받던 중 쓰러져 이틀 뒤 사망했다. 지휘관이었던 중대장, 부중대장은 지난 21일 구속됐다.

한편 구속된 중대장이 과거에도 무릎이 아픈 훈련병에게 계속해서 군기 훈련을 강요해 목발을 짚게 만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사단 훈련병 출신이라고 밝힌 B씨는 지난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더 캠프'에서 이와 같은 얘기를 털어놨다.

B씨는 "제가 훈련병일 때도 행군 전에 아픈 인원들 소견서 없으면 돌려보내서 결국 강제로 참여했다"며 "시작한 지 10분 만에 한 동기가 계속 무릎 아프다고, 못 걷겠다고 했는데 강제로 걷게 했다. 결국 그 동기는 목발을 짚게 대서 수료식에 참여하지도 못 했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역광장에 마련된 지난달 육군 신병교육대에서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 숨진 훈련병의 시민 추모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 뉴스1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역광장에 마련된 지난달 육군 신병교육대에서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 숨진 훈련병의 시민 추모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 뉴스1

B씨는 문제의 중대장이 생활관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았단 이유로 군기 훈련을 시켜 일부 훈련생이 토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완전 군장으로 연병장에 집합시켜 놓고 생활관 청소 똑바로 안 했다고 연병장에서 3층 생활관까지 군장 멘 상태로 뛰어 올라가게 했다"며 "각개전투 교장이 경사가 좀 있는데, 뒤처지는 인원들한테 소리치면서 강제로 올라가게 해서 가드레일을 붙잡고 4명씩 토했다"고 말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