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12사단 '얼차려 사망사건' 한 달 만에 중대장의 근황이 전해졌다

2024-06-27 12:28

법원, 지난 21일 구속영장 발부

육군 12사단 훈련병 '얼차려 사망사건'과 관련해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을 실시한 혐의를 받는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을 실시한 혐의를 받는 중대장. / 연합뉴스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을 실시한 혐의를 받는 중대장. / 연합뉴스

27일 강원경찰청 훈련병 사망사건 수사전담팀은 업무상과실치사와 직권남용 가혹행위 등으로 중대장 등 2명을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피의자들은 지난달 23일 강원도 인제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6명을 대상으로 군기훈련을 과도하게 시행하고, 훈련 중 실신한 박 모 훈련병에게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아 훈련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부중대장은 사건 발생 전날인 지난달 22일 취침점호 이후 떠들었다는 이유로 피해자 6명을 군기 위반으로 적발했다. 이후 다음 날 오전 중대장에게 구두 보고 후 군기훈련 승인을 받아 이를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의자들은 군기훈련 시에 관련 법령에 따라 대상자에게 확인서를 작성하도록 해 사유를 명확히 하고 소명 기회를 부여한 뒤 군기훈련 여부를 최종 판단해야 함에도 이런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 훈련병들의 신체 상태나 훈련장 온도지수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사건 당일 오후 4시 26분쯤 부중대장은 보급품이 다 지급되지 않은 훈련병들에게 군장의 공간을 책으로 채우게 하는 방법으로 완전군장을 하도록 했다. 이후 총기를 휴대하게 한 후 연병장을 2바퀴 보행하게 했다.

뒤이어 나타난 중대장은 완전군장 상태인 훈련병들에게 연병장 선착순 뜀걸음 1바퀴를 실시했고, 팔굽혀펴기와 뜀걸음 3바퀴를 잇달아 지시했다.

결국 오후 5시 11분쯤 박 훈련병은 뜀걸음 3바퀴 도중 쓰러졌다.

피의자들은 "너 때문에 다른 애들이 못 가고 있다"는 말을 하는 등 위급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응급처치를 지체했다. 의무대를 거쳐 민간병원으로 옮겨진 박 훈련병은 25일 오후 3시쯤 사망에 이르렀다.

서울 용산역 광장에 마련된 육군 12사단 박 훈련병 시민 추모 분향소에서 한 장병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 용산역 광장에 마련된 육군 12사단 박 훈련병 시민 추모 분향소에서 한 장병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립과학수사원의 부검 결과에 따르면 박 훈련병의 사망 원인은 열사병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그간 20여명의 군과 의료 관계자 조사를 통해 군기훈련 과정과 의무대의 응급처치 및 민간병원 후송 과정, 의료진의 진료 내용을 면밀히 수사해 박 훈련병의 사망원인을 규명하고 피의자들의 혐의를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강원경찰청 훈련병 사망사건 수사전담팀은 지난 13일 첫 피의자 조사 후 닷새 만인 1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토한 춘천지검은 구속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해 지난 19일 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지난 21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