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10만원어치 회입니다, 말이 되나요?"... 그런데 뜻밖의 사실이 드러났다

2024-06-25 18:04

“인근 회센터서 사 온 뒤 자갈치시장 내 식당서 식사”

이하 A 씨가 22일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산 10만원어치 회라며 24일 보배드림에 올린 사진.
이하 A 씨가 22일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산 10만원어치 회라며 24일 보배드림에 올린 사진.

부산을 대표하는 수산시장인 자갈치시장에서 회 10만원어치를 구매한 손님이 바가지를 당했다는 제보가 공분을 산 가운데 반전 상황이 전개돼 논란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자갈치식당이 아닌 인근 회센터서 사 온 회를 자갈치시장 식당에서 시식한 것이어서 자갈치식당 상인들이 애꿏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4일 시민 A 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부모님과 아내, 아이와 기분 좋게 부산 자갈치시장에 회를 먹으러 갔는데 저 두 개가 10만원"이라며 사진을 여러 장 올렸다.

그는 "연어 소(小)짜 5만원인데 냉동이었다. 다른 하나는 지금 제철이라는 생선이라는데 방어 비슷한 거라고 했다. 이것도 소짜 5만원"이라고 적었다.

이어 "1층에서 회 사고 2층 회 먹는 아무 식당에 들어갔다"며 "너무 이상해서 식당 사장님한테 '원래 이 가격에 이게 맞냐'고 물어봤다. 사장님이 어이가 없는지 쓱 보고는 그냥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A 씨는 결제 영수증도 첨부했다. 22일 오후에 결제한 내역으로 10만원이 찍혀 있지만 거래 품목 등은 적혀 있지 않았다.

냉동 연어 위에 얼음이 서려 있는 모습. / 보배드림
냉동 연어 위에 얼음이 서려 있는 모습. / 보배드림

냉동 연어와 흰살생선이 조금씩 담긴 스티로폼 용기 한 팩이 10만원이라는 얘기에 누리꾼들은 격분했다.

이들은 "자갈치시장 가지 말라고 해도 왜 굳이 가서 사기당하나", "부산 토박이들은 절대 안 간다", "인천 소래포구 못지않다" 등의 격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자갈치시장에서 수십번 먹어봤지만 이렇게 나온 적 한 번도 없었다" 등 반박하는 댓글도 나왔다.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A 씨는 25일 재차 글을 올려 "회 포장은 한 팩이 아니라 두 팩이었다. 오해의 소지가 있게 쓴 점은 죄송하다"며 "회 이름은 기억나지 않아 안 적었는데, 확인해 보니 밀치회였다"고 정정했다. 두 팩이라 하더라도 바가지인 사실에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그러면서 A 씨는 "자갈치시장은 처음이라 같은 건물인 줄 알았지만 건물이 2개 있었다"며 "회를 구매한 곳은 옆 건물 신동아빌딩이고, 포장 후 다시 주차한 건물로 돌아가 2층에 있는 곳에서 회를 먹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A 씨가 회를 구매한 곳은 부산 중구에 있는 '신동아시장'으로 파악된다. '자갈치시장'과 인접해 있지만 별개의 시장이다.

결국 A 씨는 신동아시장에서 회를 구입해 인근의 차를 주차한 자갈치시장 내 식당에서 회를 시식했다는 뜻이다. 자갈치시장 측으로선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자갈치시장 상인 B 씨는 댓글로 "부산에는 자갈치시장 건물과 자갈치신동아시장 건물 두군데가 있는데 자갈치시장 근처에서 회를 사도 자갈치시장에서 샀다는 말이 나온다"며 "자갈치시장 건물에 있는 상인으로써 피해가 많다"고 항의했다.

그는 "자갈치시장 건물은 조합이 잘 형성돼 바가지, 저울치기, 원산지 바꿔치기 등에 대해 단속과 징계가 철저하다"고 주장하면서 "(제보자가) 회를 산 곳을 신동아시장이라고 적시하지 않아 주차하시고 드시고 가셨던 자갈치시장 건물 상인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