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1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조양기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만약 현재와 같은 탄소 배출량이 지속된다면 2100년까지 바다의 거의 70%가 일년 내내 폭염에 시달릴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이 나왔다.
이는 육지에서도 강력한 태풍, 극심한 이상기후와 같은 재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연구는 21일 국제학술지 '지구의 미래'(Earth's Future)에 실린 것으로, 2100년 탄소 배출량이 현재의 두 배에 달하는 고탄소 시나리오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저탄소 시나리오(SSP1-1.9)에 따른 평균 해수면 온도 변화를 비교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다.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2071년부터 2100년 사이의 평균 해수면 온도가 1985년부터 2014년까지의 평균보다 최대 2.70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비해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해수면 온도 상승 폭이 0.53~0.61도로 크게 줄어들며, 2050년대 이후에는 해수면 온도 상승이 거의 멈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해수면 온도의 상승은 해양열파, 즉 '바다의 폭염' 현상을 초래한다.
해양열파는 닷새 이상 평년보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해수면 온도를 기록하는 현상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할 경우 이 현상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않을 경우, 해양열파 지속 기간이 길어지고, 전 세계 바다의 68%가 일년 내내 이 현상에 노출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인도양은 93%, 태평양은 76%, 대서양은 68%가 영구적인 해양열파의 영향을 받게 된다.
조양기 교수는 바다가 대기보다 1000배 많은 열을 함유하고 있어, 지구에서 열이 얼마나 오르내릴지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후변화가 경제보다 훨씬 긴 기간 동안 인류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특정 국가만의 노력이 아닌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전 세계적인 협력과 실질적인 조치를 촉구하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해양열파의 강도와 빈도를 줄이기 위해 각국이 탄소중립을 향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