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애플 에어팟을 갖지 못해 한이라도 생긴 것일까. 경기 북부의 한 고등학교에서 에어팟 도난 사건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학교 측이 도난 사건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학생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22일자 연합뉴스 보도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4월 초 3학년 A군은 이동 수업 중 교실에 놔둔 에어팟을 잃어버렸다. 같은 학년의 다른 두 학생도 5월 비슷한 시기에 에어팟을 도난당했다가 며칠 뒤 사물함에서 찾았다. 또 다른 3학년 학생 두 명은 지난 13일 점심시간에 에어팟을 도난당했다.
학생들은 3월 초 개학 이후 3학년에서만 10건의 에어팟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에어팟 절도 사건이 10건 이상 발생했는데 올해 들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전했다.
사건은 체육 수업, 점심시간, 방과 후 등 학생들이 소지품을 두고 다니는 시간에 집중됐다. 국산 제품은 무사한 까닭에 에어팟만을 노리는 범죄로 보인다.
이 때문에 에어팟을 도둑맞은 학생들이 찾기 기능을 이용해 학교 곳곳을 배회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학생은 사물함이나 판자 속에서 에어팟을 찾기도 했다.
학생들은 학교 측의 소극적인 대응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학생 원성이 높아지자 학교 측은 CCTV를 추적해 범인 하나를 잡아 범행을 자백받았다. 학교는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범인을 공개하지 않아 사과를 받고 싶다는 학생들의 요구를 묵살했다. 학생들은 범인이 하나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학교 측이 최근 가정통신문에서 "개인 물품 분실 시 책임은 학생 본인에게 있다"고 밝힌 것도 도마에 올랐다. 학생들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같은 사실을 연합뉴스에 제보한 A 군은 "학생들이 입시를 앞두고 인터넷 강의를 듣기 위해 모은 돈이나 부모님의 도움으로 구입한 35만 원짜리 에어팟을 잃어버려 경제적,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고 있다“라면서 ”학교 측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아 친구들의 의견을 모아 언론에 도움을 요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측이 사건을 은폐하려는 태도를 취하고 있어 언론의 관심과 보도가 학생들의 권리와 안전을 도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B 교감은 "에어팟 절도 사건이 자주 발생한 것은 맞지만, 최근에만 10건에 이른다는 학생들의 주장은 과장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