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축구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이탈리아의 축구 전설 로베르토 바조가 자택에서 발생한 무장 강도 습격으로 부상을 당했다. 바조는 한국 축구대표팀 레전드 안정환이 자신의 롤모델로 꼽은 이탈리아 레전드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이탈리아 매체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경 이탈리아 비첸차에 있는 바조의 별장에 5명 이상의 무장 강도가 침입했다. 강도들은 잔인하게 바조를 폭행했다.
당시 바조는 가족들과 함께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조별리그 이탈리아 대 스페인전을 시청하고 있었다. 강도들은 바조의 집을 습격했고, 바조는 이들 중 한 명과 격렬한 몸싸움 끝에 개머리판으로 이마를 가격당해 상처를 입었다.
상처를 입은 바조와 가족들은 방에 갇혀 있어야 했고, 강도들은 귀중품을 빼앗아 달아났다. 바조는 병원으로 이송되어 응급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나, 이마를 봉합하는 치료를 받아야 했다.
강도들이 훔쳐 간 물건들의 정확한 가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바조는 40여 분간 감금된 끝에 강도들이 떠난 뒤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다.
바조는 이 사건과 관련해 "평생 잊을 수 없는 끔찍한 악몽이었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정신적으로 큰 상처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1990년대 이탈리아 축구의 상징이었던 바조는 세 차례 월드컵에 출전했으며, 1993년에는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를 동시에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특유의 '말총머리' 스타일로도 유명했다. 그러나 1994년 미국 월드컵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실축으로 우승 기회를 놓치면서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강도들의 정체와 구체적인 피해 내역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탈리아 당국은 바조 자택에 설치된 보안 카메라 분석과 현장 조사를 통해 강도들을 추적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21년 전 축구대표팀에서 뛰던 안정환은 유튜브 채널 '안정환 FC'를 통해 최고의 미드필더 선수로 이탈리아 레전드 로베르토 바조를 꼽은 바 있다.
당시 안정환은 "바조와 자선 경기를 뛴 적이 있다. 내가 이 선수와 경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뻐서 눈물을 흘리면서 뛰었다. 경기 후 같이 식사 자리를 하기도 했는데 정말 멋있었다"며 로베르토 바조와의 인연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