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의 인생을 망쳐놨다는 대한항공 레전드 컴플레인 사건

2024-06-21 11:52

한 승객이 쓴 VOC에 부팀장은 강등·승무원은 진급 누락

승무원, 자료 사진 / Feruzbek-shutterstock.com
승무원, 자료 사진 / Feruzbek-shutterstock.com

한 사람의 컴플레인으로 여러 명의 인생이 뒤바뀌게 된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바로 대한항공 카레 VOC 사건이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러 사람의 인생을 바꿨다는 대한항공 역대급 컴플레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블라인드,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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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의 내막은 이렇다.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대한항공 직원이 "(승객이) 카레를 시켰는데 구성품 중 햇반만 있고 카레가 없었다. 그럼 다시 승무원 불러서 달라고 하면 되는데 계속 그냥 기다렸다. 결국 (그릇) 회수 시점에 승무원이 하나도 건들지 않은 트레이를 보고 '왜 먹지 않았냐'고 하자 (승객이) '무엇인가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승무원이 트레이를 살피고 카레가 없는 것을 보고 사과 후 갖다주겠다고 하자 회수 시간이니 치워달라고 했다. 나중에 부팀장이 가서 사과하며 사람이 실수할 수 있지 않느냐고 했는데 이 말에 화가 나 컴플레인을 걸었다"며 해당 사건의 전말을 전했다.

블라인드,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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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해당 승객이 대한항공 측에 보낸 컴플레인 내용도 공개됐다. 이 승객은 "맨밥만 주고 식사를 하라고 하고 일행이 모두 다 먹을 동안 그것이 시정되지 않는다면 누가 그 상황에서 식사를 하겠냐. 그저 객실 승무원의 본 업무는 기내 안전이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굉장히 불쾌한 상황이지만 항의하지 않고 넘어가기로 했다"며 "그러나 여정 중 약간의 수면을 취하고 나니 부팀장이 좌석으로 와 해당 상황에 대해 전달받은 듯 대화를 시도하는데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실수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한 실수를 용인하고 이해하는 건 승객이지 부팀장이 아니다"라고 불쾌함을 표하고 있었다.

블라인드,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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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해당 승객이 등판했다. 이 승객은 "전에 기내식 박을 때 치킨 카레라이스를 맨밥만 주고 가길래 그냥 안 먹고 돌려보냈더니 사무장이 와서 직원이 일하다 보면 실수할 수도 있는 거 아니겠냐 하길래 기분이 좀 그래서 VOC를 넣었다. 이제 탑승할 때마다 VOC remark가 달리는 것 같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를 본 대한항공 직원들은 분노했다. 한 직원은 "너 때문에 한동안 난리였다. 내용물 확인 꼼꼼히 하라고. 2차, 3차 체크까지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그 정도로 화가 났었냐. 이 일 때문에 몇 명이 피를 봤는지 저렇게 써놓고 아무렇지 않아 하네. 당연히 VOC 쓸 수는 있지만 그냥 기분이 좀 그래서 쓴 편지 하나에 몇 명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분노했다.

그러자 당사자는 "그때 아침 시간대라 밥 생각도 없고 해서 안 주면 안 먹지라는 생각하고 트레이 치우러 왔을 때 왜 안 먹었냐고 묻길래 다시 안 줘도 된다고 얘기하고 그냥 잤다"고 설명했다. 이를 본 직원은 "당신이 쓴 VOC에 조양호 회장이 직접 해당 승무원 면책하라는 댓글을 달아 상벌심의위원회가 열렸다. 팀장은 팀장에서 이코노미 일반 승무원으로 강등됐다. 해당 승무원은 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징계 받고 평생 진급은 꿈도 못 꾸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신의 VOC 사건이 터지고 나서 매번 우리는 브리핑할 때마다 당신의 VOC가 브리핑 룸 화면에 올라온다. 서비스 아이템 누락하는 일 없도록 조심하자 매번 항상 화제가 됐었다"며 "당신이 아무 생각 없이 올린 VOC로 인해 몇 명의 인생이 뒤바뀐 건지 단 한 번이라도 죄책감을 느꼈으면 좋겠다. 얼마나 열받고 화가 나서 VOC를 쓴 건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이 그걸 쓰고 발 뻗고 잤던 순간부터 몇 명의 승무원이 매일 밤 울면서 괴로워했는지 지금부터라도 조금이라도 느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을 본 네티즌들은 갑론을박을 펼쳤다. 애초에 불쾌함을 느낀 승객이 VOC를 쓴 건 잘못이 없다는 반응과 대한항공에서 부조리한 징계를 내린 게 아니냐는 댓글이 달렸다. 또 회사에는 항의하지 못하면서 애꿎은 승객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들은 "불만이 있어서 VOC를 쓰는 게 문제가 되는 건가?", "대한항공에서 너무 심하게 징계를 내린 것 같은데", "회사의 부조리함에는 화내지 못하고 왜 당사자한테 그러냐", "카레가 안 나왔다고 한마디 하는 게 어렵나", "대한항공이 제일 이상한데 승객도 입 뒀나 뭐하나 싶다", "저런 승객을 보고 진상이라고 한다", "저 승객도 진상이고 회사도 미친 것 같다" 등 댓글을 남겼다.

home 구하나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