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이하 토트넘) 주장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 사건에 영국 인권 단체 '킥 잇 아웃'(Kick It Out)이 나섰다.
토트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벤탄쿠르는 최근 우루과이 방송에 출연해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 달라는 요청에 "내가 손흥민 사촌의 유니폼을 줘도 당신은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동양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많은 팬의 비난을 받았다. 특히 서양인이 볼 때 동양인은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는 내용은 눈을 찢는 행동과 함께 서구권에서 동양인을 향해 보이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다.
이에 영국 인권 단체 킥 잇 아웃이 대응에 나섰다.
킥 잇 아웃은 1997년 설립된 축구계 인종차별을 없애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는 단체다. 킥 잇 아웃은 "벤탄쿠르가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한 부분에 대해 많은 제보를 받았다"며 "자료들을 토대로 토트넘 구단과 관련 당국에 심각성을 전달했다"고 20일 밝혔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자신의 SNS(인스타그램)를 통해 손흥민에게 지난 15일 사과한 바 있다. 그는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하겠다"며 "내가 널 사랑하는 거 알지? 절대로 무시하거나 상처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벤탄쿠르는 손흥민의 애칭인 '쏘니(Sonny)'를 일본 기업인 '소니(Sony)'로 표기해 또다시 논란이 일었다. 한국 팬뿐만 아니라 해외 팬들도 벤탄쿠르 사과에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오늘(20일) 손흥민은 "롤로(벤탄쿠르의 애칭)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실수를 했고, 스스로 알고 있다. 내게 사과도 했다"고 자신의 SNS(인스타그램)을 통해 말했다. 이어 "롤로는 의도적으로 모욕적인 말을 한 게 아니다. 우리는 형제이며 바뀐 건 없다"며 "프리시즌에 함께 뭉쳐 토트넘을 위해 싸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발언 논란에 대해 토트넘은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토트넘은 다음 달 프리시즌을 시작하며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팀 K리그(다음 달 31일), 바이에른 뮌헨(오는 8월 3일)과의 친선 경기를 치른다.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발언에 대한 논란은 토트넘의 침묵 속에 더욱 확산되고 있다. 벤탄쿠르의 사과와 손흥민의 용서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벤탄쿠르의 발언이 인종차별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축구계에서 인종차별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앞으로 토트넘이 해당 사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힐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