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장의 지시대로 얼차려를 받다가 숨진 훈련병과 같은 부대에 있었던 또 다른 훈련병 아버지의 심경이 전해졌다.
지난 19일 JTBC는 육군 12사단에서 기본 교육을 수료한 훈련병의 아버지 인터뷰를 전했다.
12사단은 얼차려를 받던 훈련병이 사망한 곳이다. 그런 일이 없었다면 19일날 수료식을 하고 가족과 함께 기뻐했을 훈련병이었다.
숨진 훈련병의 동기인 또 다른 훈련병의 아버지 A 씨는 인터뷰에서 "솔직히 부모 입장에서는 우리 아들이 아니기를 바랐었는데 이제 좀 시간이 지나 우리 아들은 아니었는데, 생각해 보니까 이제 아들 친구, 아들 동기가 그런 일을 당했으니, 혹시라도 '훈련병 번호가 우리 아들하고 걔랑 바뀌었으면 그 자리에 우리 아들이 있을 수 있었다'는 생각에 너무 무서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 이제 그 주 차에는 사격 훈련도 하고 수류탄 투척이 있었는데 위험하다고 그거를 차주로 미루고 그 뒤에 정신 교육 예정된 걸 주로 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면서 얘네들은 어떻게 말하면 열외라고 해야 하나, 훈련 같은 걸 안 시키고 일단은 그런 식으로 했다고 그러는데, 제가 여기서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게 하나 있어요. 5월 30일이 목요일인데 무슨 일이 있었냐면 '지역 상생 급식'이라고 저녁에 치킨, 무알코올 맥주, 햄버거를 먹고 이렇게 애들이 웃는 모습을 단체 사진을 찍어서 올렸더라고요. 그런데 그 날이 무슨 날이었냐면 순직한 훈련병 영결식이 있던 날이었거든요"라고 했다.
그는 "훈련 일정을 조정하면 이런 일정도 뒤로 미뤘어도 되는데 아무리 정해진 일정이라지만 하필 그날 5월 30일 영결식날 나머지 훈련병한테 한손에는 치킨을 들고 두 눈에는 눈물이 글썽글썽한 사진을 올렸더라고요"라고 전했다.
훈련소 동기들의 부모들은 자체적으로 추모의 뜻을 담아 헌화를 준비했다.
A 씨는 "250송이 국화꽃은 군대에 자식을 보낸 부모님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어요. 거기 회원님들께서 자발적으로 250송이의 꽃을 인제체육관 앞에 놓아주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부모님들이 오셔서 하나씩 들고 입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고 하시더라고요"라고 말했다.
A 씨는 수료식에서 아들을 만나면 하고 싶은 얘기가 있냐는 질문에 "아들 만나면 우선 '건강해라', 그리고 절대 이런 얘기하면 안 되는데, '참 나서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더라고요. 괜히 나서고 이랬다가는 또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모르는데 '그냥 시키는 것만 하고 나서지 말아라', '절대 건강해라' 이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리고 건강은 너희들이 지켜야지 아무도 챙겨주지 않는다. 군인 입대할 때는 '대한민국의 군인'이라고 그렇게 부모님들한테 자랑을 하더니 무슨 사고만 터지면 '당신 아들'이라고 또 이렇게 외면을 하니, 누가 자식을 믿고 군을 보내겠습니까? 이 일을 겪고 나니까는 꼭 해주고 싶은 말은 '상관이 시킨다고 무조건적으로 듣지 말고, 일단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해라', 그리고 '차라리 말을 들어서 이렇게 아까운 목숨이 사라지느니 차라리 그냥 영창을 갖다 오는 게 낫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거부해서라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