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억 들여 잠수교에 분홍색 '공중 다리' 새로 만든다는데... 논란 폭발한 이유

2024-06-20 14:49

'홍수 발생하면 치명적' 전문가 지적

서울시가 163억 원을 들여 잠수교에 매달려고 하는 보행로의 설치 예상 모습. / MBC 뉴스 영상 캡처
서울시가 163억 원을 들여 잠수교에 매달려고 하는 보행로의 설치 예상 모습. / MBC 뉴스 영상 캡처
서울시가 163억 원을 들여 잠수교에 매달려고 하는 보행로의 설치 예상 모습. / MBC 뉴스 영상 캡처
서울시가 163억 원을 들여 잠수교에 매달려고 하는 보행로의 설치 예상 모습. / MBC 뉴스 영상 캡처
서울시가 163억 원을 들여 잠수교에 매다는 보행로를 두고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MBC가 20일 보도했다.

서울시는 반포대교 아래 잠수교를 2026년부터 차 없는 '보행 전용 다리'로 바꾼다. 이를 위해 잠수교 설계를 공모해 최종 당선작으로 네덜란드 업체의 '세상에서 가장 긴 미술관'을 지난달 선정한 바 있다. 공모전엔 상금 등 9억여 원이 지출됐다.

해당 작품은 잠수교 위에 길이 795m, 너비 18m의 떠 있는 공중 보행 다리를 조성해 시민이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넓힌 것이다. 진분홍색인 이 다리는 평상시에는 미술관으로 활용하고 야외 영화관과 결혼식장 등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서울시는 설명한 바 있다. 책정된 공사비는 163억 원이고 2026년까지 완공하는 게 목표다.

문제는 공중 보행 다리를 두고 안전 문제가 불거지고 있단 점이다. MBC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해당 디자인이 안전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보행로와 이용객의 무게를 케이블만으로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며, 케이블 설치가 반포대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석종 한국토목구조기술사회 부회장은 MBC에 미관을 좋게 하려면 얇은 케이블로 매달아야 하는데, 그러면 바람이 불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설치 높이도 도마에 올랐다. 당선작이 제시한 보행로 설치 높이는 최고 홍수위보다 고작 1m 높은 14.7m 지점.

건설기술진흥법에 나온 하천설계기준을 보면 하천 구조물은 계획홍수위로부터 여유고(여유 높이)를 두고 설치해야 한다. 이에 따르면 잠수교 공중 보행 다리는 반포대교 계획홍수위 16.1m로부터 2m의 여유고를 둔 18.1m보다 높은 곳에 설치해야 한다. 법대로 설치하면 문제가 생긴다. 반포대교 하단 높이가 17.1~19.8m인 까닭에 기준을 지키기 어렵다. 보행 공간이 1.7m에 불과해 보행 다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다.

이 부회장은 구조물이 물의 흐름을 막으면 상류의 물 수위가 올라가고, 그러면 제방을 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홍수에 치명적이라는 얘기다.

서울시는 "당선작은 기획안일 뿐 구체적인 설계 전"이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전문가들과 실현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MBC에 밝혔다.

반포대교는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과 서초구 반포동을 잇는 길이 1490m, 너비 25m의 6차로 다리다. 한국국 최초의 2층 교량이다. 1층은 홍수가 났을 때 일부러 물에 잠기도록 설계된 잠수교이고, 2층이 반포대교다. 잠수교는 1975년 9월에 착공해 이듬해 7월 15일 완공됐고, 반포대교는 1980년 1월에 착공해 1982년 6월 25일 완공됐다. 다리에 설치된 분수대는 2008년 12월 14일 세계 기네스 협회에서 세계 최장 교량 분수로 공식 인증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