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얼차려'를 받다 사망한 훈련병을 위해 차려진 시민분향소에 방문한 시민들의 사진이 슬픔을 안겼다.
서울 용산구 용산역광장에 마련된 숨진 훈련병의 시민 추모 분향소에 훈련병의 동기들과 많은 시민이 방문해 네티즌들을 울컥하게 했다.
지난 19일은 사망한 훈련병의 동기들이 신병교육을 수료한 날이었다. 이날 수료식장을 찾은 다른 훈련병 가족들은 애통함을 쏟아냈고 숨진 훈련병의 가족은 시민분향소에서 시민들의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
이날 서울은 35도로 올여름 최고 기온을 경신한 만큼 무더위가 심했음에도 분향소는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분향소에 방문한 시민들은 모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헌화를 마친 뒤 추모 메시지를 작성하다 고개를 파묻고 끝내 오열하는 사람도 있었다.
지난 2015년 이번 사건이 발생한 12사단에서 훈련소 생활을 했다는 30세 남성은 "사건이 터지면 꼬리자르기 하는 군대의 일 처리가 여전하다는 걸 느꼈다"라며 "군대에 불려 갈 때는 대한의 아들이고 죽거나 다치면 남의 아들이 되는 것 같다"라고 경향신문에 씁쓸한 심정을 털어놨다.
분향소에 있던 유족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을 껴안은 채 이날 직접 발걸음한 시민들과 자식의 동기들을 안아주며 감사함을 표했다.
하지만 이내 가슴을 부여잡으며 조용히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앞서 수료식을 맞아 군 인권센터는 훈련병의 어머니가 쓴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에서 훈련병의 어머니는 "엄마, 아빠를 향해 충성하고 경례를 외칠 때가 기억나는데 수료생 251명 중 우리 아들만 없다"라며 비통해했다.
이어 입영식 당시 약속과 달리 군에서 아들의 안전을 지켜주지 못했다며 어떻게, 무엇으로 책임질 것이냐고 비판했다.
취침 시간 떠들었다는 이유로 군기 훈련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자대 배치를 염두에 두고 몇 마디 한 것뿐일 텐데 그게 그렇게 죽을죄였느냐, 중대장과 아들 중 누가 규칙을 많이 어겼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현재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경찰은 군기 훈련을 지시한 중대장과 부중대장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와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