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통화를 한 기록이 새롭게 밝혀졌다.
19일 한겨레는 윤 대통령이 채 상병의 해병대 수사단 기록이 경찰로 이첩됐다 회수된 날 임기훈 당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과 신범철 당시 국방부 차관 등 실무선까지 직접 전화를 걸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가 확보한 임기훈 전 비서관, 신범철 전 차관 등의 지난해 7월 말∼8월 초 통화 내역을 보면,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2일 오후 1시25분에 임 전 비서관에게 개인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다.
해병대수사단이 오전에 사건 이첩을 완료하고 경북경찰청을 빠져나온 이후다.
앞서 윤 대통령은 낮 12시 7분쯤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세 차례 전화를 건 이후 담당 안보실 비서관과도 직접 통화했다.
사건에 대한 전말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지만, 여전히 관련자들의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11일엔 채 상병의 어머니가 처음으로 심경을 밝혔다.
채 상병 어머니는 군과 정부에 '고 채수근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의 편지를 보냈다.
오는 19일 채 상병 순직 1주기를 앞두고 사고 원인 규명과 경찰 조사 등이 잘 마무리되길 바란다는 내용의 편지였다.채 상병 어머니는 "저는 늦은 나이에 결혼해 전북 남원과 서울 신사동에 있는 산부인과를 왕복 8시간 다니며 (아이를) 어렵게 가져 2003년 1월에 저희 아들을 출산했다"며 "어렵게 얻은 아이라 더 없이 행복했고 모든 게 새롭고 세상이 달라 보였다. 그런 우리 아들이 하늘의 별이 돼 저희는 모든 것이 무너졌고 멈춰 버렸다"고 했다.
어머니는 "그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건 수사가 잘될 거라는 마음으로 계속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수사가) 지지부진하고 아직도 제자리 걸음인 것 같아 용기를 지금까지의 내 심정을 적어본다"고 토로했다.어머니는 "그날 물 속에 투입을 시키지 않아야 될 상황인데 투입을 지시했을 때 구명조끼는 왜 입히지 않은 채 실종자 수색을 하라고 지시했는지 지금도 의문이다. 꼭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며 "지금도 돌이켜 보면 끝까지 해병대 간다고 했을 때 말리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보고 싶고 체취를 느끼고 싶고 식탁에 앉아 대면하며 대화를 나누고 싶은데 모든 게 허망하고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돼 버렸다"며 "아직도 저희 아들이 이 세상 어딘가 숨을 쉬고 있는 것만 같아 미친 사람처럼 살고 있고 저희는 죽은 힘을 다해 하루하루 사는 게 아니라 버티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