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남에서 남자친구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스무 살 여대생의 사건이 충격을 주는 가운데, 피해 여성이 생전 남자친구에게 여러 차례 노골적인 성적 요구를 강요받은 정황이 뒤늦게 드러났다.
피해 여성 A 씨의 유족과 친구들은 지난 18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A 씨가 가해자와 교제하는 3주 동안 성적 요구에 시달리다 이별을 통보한 후 변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카톡 메시지에서 가해자는 A 씨에게 "어제 너 뱃살 만져볼걸. 촉감 궁금해", "방금 되게 야한 꿈 꿨다. 너 나오는 말할 수 없는 꿈" 등 노골적인 표현을 했다.
또 사귄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1박 2일 여행을 요구하는가 하면, A 씨가 이를 거절하자 "그럼 관계라도 갖자"며 성관계를 종용했다.
A 씨는 이러한 상황을 친구들에게 알리며 큰 스트레스를 호소했고, 결국 가해자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사건은 이별을 통보한 당일인 지난 7일 오후 11시 20분쯤 A 씨의 거주지 인근에서 발생했다. 가해자는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둘러 A 씨를 살해했다. CCTV 사각지대에서 신체가 크게 훼손된 상태로 발견된 A 씨는 결국 사망했다.
가해자는 A 씨의 첫 연애 상대로 알려졌다. A 씨는 사건 발생 3주 전 친구들에게 "나 남자친구 생겼다. 너희한테만 알리는 비밀"이라고 기뻐했다.
가해자는 범행 직후 현장에서 1km 떨어진 곳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경찰 조사에서 조현병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가해자의 진술을 반박했다. 가해자가 CCTV 사각지대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 흉기를 미리 준비한 점, 그리고 피해자가 외출한 지 20분 만에 신고가 들어온 점 등을 근거로 계획범죄라고 주장했다.
A 씨의 친구들과 지인들은 엑스(X·옛 트위터)에 '하남교제살인사건공론화' 계정을 개설, 누리꾼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도록 독려하며 사건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