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배달 거지' 등장... 음식점 사장도 사연 접한 누리꾼들도 뒷목 잡았다

2024-06-18 17:10

이렇게 황당한 주문취소 사유라니...

닭볶음탕 자료사진. / 픽사베이
닭볶음탕 자료사진. / 픽사베이
역대급 ‘배달 거지’가 등장했다. 한 고객이 음식에 넣지 않은 재료가 변질했다며 배달받은 음식의 주문을 취소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한 음식점 사장이 겪은 황당한 일이 지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소개돼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글쓴이는 닭볶음탕 사장 A 씨다. 그는 전날 한 고객에게 닭볶음탕 하나를 주문받았다. 음식을 배달한 지 약 한 시간 뒤 배달 앱으로부터 고객이 음식에 당근이 상했다고 주장하며 주문취소를 요청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A 씨는 고객에게 상한 당근을 찍은 사진을 요청했다. 고객은 사진을 보내지 않았다.

A 씨는 "상한 당근은 조리 과정에서 물러지기에 조리 전부터 알 수밖에 없다"며 주문취소 요청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지만, 배달앱 측은 고객 요청에 따라 주문을 취소했다.

그런데 고객이 주문 요청사항에 '당근을 빼달라'고 적었다는 황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주문취소를 요청한 고객에게 배달한 닭볶음탕엔 애초 당근을 넣지 않았던 것이다.

글쓴이가 올린 사진. 고객이 요청 사항에 '당근은 빼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보배드림
글쓴이가 올린 사진. 고객이 요청 사항에 '당근은 빼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보배드림

A 씨는 배달앱에 전화해 사정을 설명했다. 배달 앱 측은 "억울한 부분이 있지만 우리는 중개를 하는 곳이기에 고객 입장을 들어줘야 한다. 앞으로 해당 고객을 예의주시하겠다"는 답변만을 받았다.

A 씨는 “너무 화가 나서 주문자에게 전화해 따지며 고소하겠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주문이 취소된 상황이라 (주문자) 번호가 없어졌다. 배달앱 측 전화도 안 받는다고 하더라. 진짜 생각할수록 화가 난다”고 말했다.

A 씨는 "없는 재료가 상했다고 주문취소를 해준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연을 접한 한 자영업자는 “전화해도 ‘당근을 빼달라고 했는데 왜 넣었느냐’고 우기면 답이 없다. 조리할 때 당근을 넣지 않았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음식점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짜증 나는 그 기분을 이해하지만 이번엔 X 밟았다고 생각하라. 다음에 주문 들어올 때 당근 빼달라고 누군가 요청하면 그 인간일 테니 주문을 거부하라”라고 조언했다.

고소하라고 조언한 누리꾼도 있었다. 이 누리꾼은 “‘배달 거지’들은 법과 벌금을 가장 무서워한다. 사기, 무전취식이 성립하면 바로 고소해야 한다. 증거 하나만 있으면 고소하는 데 5분도 안 걸린다”라고 말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