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이하 토트넘)가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손흥민 인종차별 사건에 대응하지 않은 이유로 '휴가 중이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토트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같은 팀 주장 손흥민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사건은 벤탄쿠르가 지난 15일 우루과이의 한 방송에 출연하면서 벌어졌다. 그는 인터뷰 중 한국인 선수의 유니폼을 달라고 요청을 받았는데 "손흥민 유니폼이냐. 아니면 손흥민 사촌의 유니폼이냐"며 "어차피 걔네는 다 똑같이 생겼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 발언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며, 아시아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내포하고 있다는 게 팬들의 입장이다.
이 발언은 방송을 통해 공개된 직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갔고, 사태는 심각해졌다.
얼마 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벤탄쿠르는 개인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그는 24시간 후 자동으로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사과문을 게재했고, 사과문 내 손흥민을 지칭하는 별명인 'Sonny'를 'Sony'로 잘못 쓰는 등의 실수를 저질렀다. 이에 일부 팬들은 공식적이고 진정성 있는 사과라기보다는 형식적인 사과에 불과했다는 비난을 보냈다.
현재 토트넘은 이 사건에 대해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토트넘 소식에 능통한 영국 매체의 한 기자는 "토트넘 관계자 대부분이 휴가 중이라 아무도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은 토트넘과 손흥민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기고 있는데, 토트넘은 곧 아시아 투어를 떠나기 때문에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과거 토트넘은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적 발언이나 행동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강경하게 대응했던 바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5월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경기 중 일부 팬이 손흥민을 향해 눈을 찢는 행위 등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토트넘은 공식 채널을 통해 이를 비난하고, 해당 팬에 대해 벌금 및 축구장 3년 출입 금지 등의 강력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는 구단 차원의 명확한 대응이 없는 상태로, 이는 팬들에게 실망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토트넘의 무대응은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먼저 구단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토트넘이 인종차별에 무관용 정책을 표방하면서도 실제로는 중요한 순간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이는 팬들의 신뢰를 잃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런 상황은 팀 내부의 분위기와 팀워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동료 선수가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고도 적절한 처벌이나 교육을 받지 않는다면, 이는 팀 내 다른 소수 인종 선수들에게 부정적인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토트넘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종차별에 대한 내부 교육과 정책 강화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팬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구단이 더 투명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줘야만 팬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궁극적으로는 더 나은 팀 문화를 조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금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토트넘이 앞으로 구단과 손흥민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 인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